[스쿼시+영화] 스쿼시와 템포/시간/효율

운동으로 얻는 삶의 Insight-5 (feat. 설국열차 이미지)

by Nashira

[스쿼시+영화] 시리즈

01. 스쿼시와 공간에서의 위치(position)

02. 개인적인 스쿼시경험과 긴장(stress)

03. 스포츠게임과 레벨/게임/차이/성(性)

04. 스쿼시와 충돌/매너/의도

의 후속편입니다. 순서는 상관 없습니다. :)

스쿼시가 등장하는 세 작품 : 자본과 권력의 판도, 그 사이를 빠르게 누비는 정보에 대해 다루는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와 <하이라이즈>, <월 스트리트>

※ 이미지에 의한 영화 <설국열차>, <슬픔의 삼각형>의 약스포 있음!



05. 스쿼시와 템포/시간/효율


하루는 중급반에 실력이 좀 애매한 어린 동성 회원이 들어오자 나름 매너있게 게임을 슬렁슬렁 쳐주다 공격 니 템포가 늘어져 따분해졌다. 그래서 서로 또래 같아보이는, 나와 비슷한 레벨의 청년에게 이제 네가 이 친구랑 게임 치라며 공을 넘겼더니 쎄~한 표정으로 단칼에 거절을 했다. 평소에는 살가운 붙임성이 기본 장착된 친구였으나, 차가운 말투로 "효율적으로 그냥 셋이 ㄱ자 게임을 치시죠."란 말에 소름이 돋았다.

마치 육아를 하듯 돌봐야한단 생각에, 처럼 그 회원을 슥 떠넘기려했던 내 을 들킨건가? 어쩌면 레이디는 공격하지말고 젠틀하게 봐줘야한다는 실로 오만?한 생각이 내 안에 뿌리깊게 박혀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녀와 2~3분이면 끝났을 실력차였지만, 내가 6~7분을 끌면서 상대에게 맞춰주자 계속 시계를 보던 그는 혼자서 기다리는게 지루했던 모양이다.

<챌린저스> 속 "I Told Ya (내가 말했잖아!)" 티셔츠를 입고 있는 젠데이야(타시 역). 참고로 주인공 세명은 이 T를 번갈아가며 입고 나온다.
*ㄱ자 게임*
모든 이들(everybody)이 코트 안에 들어온 뒤, ㅁ자 공간의 1/4을 대기장소로 희생시킨다. 코트의 나머지 3/4 공간, 즉 ㄱ자 부분에서만 경기를 진행하며 두 사람이 무대 위로 올라와 1점씩 승부한다. 이때 승자(somebody)는 계속 남아있고 패자(nobody)에게 공을 이어받은 다음 도전자(anybody)가 선공을 날리며 서브(service)한다.
마치 기차칸처럼 1/4 공간에서 비좁게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은 앞에서 누구든 져서 나가떨어지면 한칸씩 앞으로 전진한다. 각자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면 자발적으로 코트 밖을 나가며, 대게는 결국 체력좋은 두 사람이 남게될 때까지 이 1점내기/한칸 전진의 끊임없는 무한궤도가 이어진다.
꼬리칸에서부터 한칸 한칸 앞으로 나아가는 <설국열차>, 하지만 결국은 그 안에서의 쳇바퀴인...

효율(efficiency)이란 곧 선택과 집중을 해서 시간/에너지의 불필요한 희생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편, 그의 단호한 거절은 자신을 에 홀로 남겨둔 걸 탓하며, 자신은 어느 한사람도 홀로 방치하지 않겠단 뜻으로도 읽혔다. 그러고보니 그 청년은 초급반 시절 같은 랩실 크루들, 특히 다수의 여자아이들과 우르르~ 놀러? 왔었다. 그러나 나를 비롯한 중/고급반 회원들에게 도전해올 정도로 실력을 더 키우고 싶었는지 혼자 남아서 중급반까지 계속 이어서 다니는 경우였다.

스파르타는 남성중심 사회가 아니다. 전체주의/공동체중심 사회였기에 오히려 여성인권은 동등하며 교육수준도 매우 높았다. 그저 개개인을 졸(卒)로 여겼을 뿐이다. <300>

한편, 날옛적 늑대 무리에서 공대 아름이로(적당한 배려/존중과 함께 강하게?ㅋ) 키워진 나는 실력을 좀더 키워보겠다며 홀로 유랑하다가 어느덧 가방끈이 길어져버린 외로운 늑대?였다. 그리고 내 지도교수님은 제발 요구하는 걸 저돌적으로 훅 들이밀지 말고, 나이가 이정도 들었음 뱀처럼 능구렁이 같이 좀 굴라며 화를 내곤 하셨다. (가끔 나한테 하는 말인지, 본인한테 하는 말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모든건 다 정치라는 그의 회한이 섞인 조언을 들으며, 안그래도 난 여우같음을 장착하지 못하면 이 험난한 경쟁사회에서 생존 들 거란 걸 깨닫고 있던 차였다. (공대 너드한테 정치를 익히라니... ㅜㅜ) 그리고 때마침 스쿼시장에 나타난, 훈훈한 외모로 인기가 꽤 많을 듯한 여초집단 속 여우같은 MZ청년의 행동/사고방식은 흥미를 끌었다. 그래~! 저 아이를 배워보자!

<설국열차>에서 저 문 너머 공간의 상황을 알 수 있는, 기차 안에서 태어난 요나(고아성)

상대적으로 저렙인 또래 이성과 1:1게임을 해보라는 고렙의 제안에 효율을 논하며 칼같은 거절이라... 실은 난 ㄱ자게임 하자는 역제안에 엄청난 편안함과 고마움을 느꼈다. 때문에 꽤 흥미로운 답변이란 생각로 그 이유(because of)를 유추해보았다. (feat. 신의 선 자아를 발견하는 <오후 네시>)

스쿼시를 처음 배웠던 초급시절에 우르르~ 공동으로 배웠던 경험이 꽤 율적이라 생각되었을까.

홀로 떨어져 나가버린 외로운 시간을 밖에서 가만히 버티며 기다리기가 어려운 것일까.

아직 한창 청춘인지라 뒤에 지나온 시절 보단 앞으로 나아갈 고렙에게만 관심이 가는 것일까.

자신은 한발 더 나아으니, 더이상 레벨이 맞지 않는 상대적으로 뒤쳐진 타인 자신의 시간을 오롯이 맞춰주기 귀찮은 것일까.

아니면 더이상 상대에게 젠틀하게 맞춰주가면을 쓰기 보단, 군중 속에서 그저 빠르게 휘몰아치며 자기자신을 위한 시간을 최대한 갖고팠던 것일까...

<설국열차>의 끊임없이 앞으로/아래로 나아가는 포스터

나는 본래 한 사람씩 집중적으로 1:1로 맞붙으며 공간/시간을 찬찬히 돌아가며 쓰는 걸 선호했다. 그러나 그 청년은 1:다수로 공간/시간을 빠르게 쪼개서 돌리는 걸 선호하는 듯 했다. 즉, ㄱ자게임처럼 끊임없이 회전을 시키며 어장을 탐색해보다가, 나처럼 레벨이 비슷한(살짝 윗 구력의) 사람을 훅~하고 낚아서 1:1로 남아 더 치고가는 유형았다. ... 자신이 중간 이상에 위치해있단 전제하에, 효율적이란 표현은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에너지란 측면에서는 맞는 말이겠구나... 그리고 가식적?으로 매너를 챙기느라 자기 자신욕망에 솔직하지 못했던 나에게 상대적으로 고렙이 를 쥔 그 게임을 먼저 제안해준 이었구나... (feat. <오후 네시>)

어라? 얘 좀 보소??

참고로 자 게임은 이기는 사람만 계속 살아남아서 일종의 코치 역할을 하는 서바이벌 토너먼트 게임이다. 즉, 잘치는 쪽은 끊임없이 놀 수 있는 회전식 피라미드 구조인 것이다. 레벨이 높은 이들이 초보자들과 시간을 공유하면서도 자신의 텐션이 떨어지는 걸 방지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저렙은 고렙이 잘 껴주지 않는 (pool)에 발을 담구고 있으면서도 1:1처럼 부담스럽게 시간을 뺏지 않아 눈치를 덜 보게 된다. 그리고 고렙이 매너를 보이지 않는다면 저렙들은 몇번 쳐보지도 못한 채 빠르게 나가떨어진다. 때문에 코트 위의 시간을 차지하고 싶다면, 눈치껏 보고배우며 알아서 스로 생존하라는 무언의 압박(stress)을 받는 구조이기도 하다.

<슬픔의 삼각형> 에서 여유로운/전쟁같은 한 때였던 유람선/배가 침몰한 뒤, 또다른 한 시절 동안 있게될 무인도에 떠밀려온 생존자들

렙은 실수를 하지 않는 이상, 상대와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낼지 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 단판 게임인지라 마치 도박처럼 안정적으로 치는 것과 심장 쫄깃하게 리스크가 큰 것 사이에서 선택하면 되기 때문이다. 대게 강사님이 1:다수를 가르치고자 ㄱ자 게임할 땐, 우측(Right)편에 계속 남아있게 된다. 만약 렙이 혼자 계속 살아남다가 체력이 너무 소진되면, 그 판을 지고 노바디가 되어 좌측(Left)에 대기하다가 한바퀴 돌아 다시금 도전자(challenger)가 될 때까지 숨을 고르면 된다. 왼쪽을 다 버리고 오른쪽 I 공간만 쓰는 경우엔 철길처럼 레일(rail)을 깐다고 표현한다. 그리고 다들 구력이 반년 이상 차올랐다면 좌측/back 위주의 역 ㄱ,I 자 게임도 자주 시도한다. 취약한 방향을 훈련시켜서 밸런스를 맞춰놓기 위함이다. (묘하게 정치/역학 구도와 닮은듯한 기분이...)

계급구조의 전복을 코믹하고 역하게 담하낸 <슬픔의 삼각형>

그리고 난 셋이서 ㄱ자 게임을 하다보니 생각보다 내가 그 동성 회원의 실력을 낮게 보곤 과하게 봐주었단 걸 깨달았다. 그 청년이 세게 공격해도 나름 잘 받아치면서 꽤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것을 보자, 배려가 필요한 약자가 전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그건 둘 다 제 실력 발휘를 못하게 막는 것이었다. 또한 어차피 한정된 시간 속에서 각자도생인지라, 굳이 나의 시간을 희생해서까지 남을 과도하게 돌봐줄 필요 없다는 생존본능이 조금씩 올라왔다. 아... 맞다! 무엇보다 나는 나를 돌보기 위해 지금 이 스쿼시장에 와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자기자신/전체집단의 생존만 신경쓰다가는 자칫 인간성이 상실될 위험이 있다는 것을 경고하는 <설국열차>

한편, 긴장감을 유지하는 가운데 효율을 논하며 어떻게든 실력을 끌어올리고픈 그 무서운 아해는 언젠가 나 또한 자기보다 한수 아래라 판단하게 되는 순간, 혹은 내가 느려지는 순간, 흥미가 떨어지면 가차없이 쳐낼 수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feat. 이상의 <오감도>)

호랑이들이 사라진 환경에서 아직은 내게 누군가 "한 게임 붙어달라" 도전해오는 좋은 시절이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란 생각에 그날은 묘하게 서글퍼졌다. 과연 반백살까지 10년쯤 더 이런 빠른 템포로 공을 쳐낼 수 있을까...

<설국열차> 에서 꼬리칸의 노인 길리엄도 소싯적엔...



+ 이 또한 지나가리라...


센터가 리모델링 들어가기 전, 그때까지 남아계시던 고급반 분이 중급반 회원과의 게임거절하자 새로온 강사님이 당황한 적이 있었다. "저들도 예전엔 윗 레벨이 같이 쳐주면서 렇게 실력이 늘은 걸텐데 좀 야박하네요." 하지만 난 그들의 과거를 알고있기에 이렇게 대답했다. "저분들 예전엔 많이 쳐주셨어요. 심지어 한분은 공을 칠 때마다 어떻게 하라고 가르쳐 주면서요. 지금은 자기들 이렇게 놀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아시는거죠." 난 그들 중 한 분이 정말 많은 쪼렙 회원들을 성심껏 돌봤던 걸 기억하는 세대였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들 외의 다른 레벨에 관심을 완전히 꺼버린 채, 쉬지않고 미친듯이 게임만 치는 그 고렙분들을 보는데 왠지 맘이 아련해졌다. 비슷한 사람들끼리 긴장을 즐기는 그 순간조차 빠르게 지나이기에 시간/에너지가 너무나 소중 아까워하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사를 마치고 복귀했던 8개월 후, 난 이곳에서 구력이 10년이 넘었다는 그들을 다시는 볼 수 없었다.


스쿼시 강사님들 중엔 유난히 발목이 나가서 아예 못뛰시는 분들이 좀 계셨다. 한번은 "전 스쿼시를 몇년 정도 더 칠수 있을까요?"라 물었을 , 내 도가니 수명이 5년쯤 남았다고 말해주던 장난끼 많은 강사님이 계셨다. "헉?! 제일 취향에 맞는 취미/운동을 이제야 찾았는데, 심지어 저희 아빠도 50살에 관두셨다는데 전 왜 50살까지도 못버텨요? ㅜㅜ" 라고 울상이 되자, 이렇게 답하셨다. "지금 치는 스타일(retriever)대라면 그렇단 거죠. 그런데 회원님은 격상 슬렁슬렁 공놀이 하듯인 절대 못치실 거 잖아요. ㅎㅎ 무리하지 말고 못 쫓아가겠다 싶은 공은 대충 포기하면서 치세요. 즐길라고 하는 거잖아요." 하필 운동중독행복감, 근손상에 관해 논문까지 쓰셨던 강사님이라 농담 같지가 않다. 이건 마치 지금의 네 레벨에 만족하란 뜻으로도 들렸다.

아아... 그러고보니 견종들 가운데서도 리트리버는 고관절이 일찍 나간다 들었던 것 같기도...ㅜㅜ

내가 쏘아올린 공/기회를 잡기 위해 온 몸을 던지는 상대를 만나면 너무나 멋져서 감동 받는다. 그리고 다이빙은 바로 일어나 중앙(T존)으로 복귀할 자신이 있는 자들이 시도한다.

그 전까지 난 내 체력이랑 순발력 믿고 까불거리며 상대의 체력을 갈아버리는 장난끼 가득한 스타일이었으나, 이후로 한동안은 나이답게 다소 조신?해졌다. 내게 "햄스트링이 올라올 것 같아요!"하고 칭얼거리면서도 계속 랠리를 이어가기 위해 받아쳐주는 그 무서운 청년이 오기 전까지 말이다. 실은 난 내 라켓에 맞지 않을 정도의 주의만 기울일 뿐, 굳이 매너 따위 챙기지 않고 내 공격성장난끼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그 '모르는' 장한 청년이 매우 편안했었다. '알 게 뭐야~!, 괜찮겠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다이빙하는 묘기를 부리면서까지 자신의 을 사리지 않으며, 내가 쏘아올린 공/기회를 절대 포기하지 않고 따라붙어주는 승부근성 가득한 상대를 언제 또 만나보겠는가...

<슬픔의 삼각형> 속 계급 구조에서 항해를 해나갈 때, 청춘의 젊고 건강한 몸은 엄청난 자산이기도 하다.

이번달 그 아해는 등록기간을 깜빡하는 바람에 이 황금시간대에 못들어오게 되었다. 어차피 같은 레벨들끼리 3조로 묶어 10~20분 강습, 40분 자유게임이라 강사님께 추가로 열어달라 로비했던 모양이나, 결국엔 짤려서 주3일반으로 옮겨갔다. 다음달이 되자 "매번 같이 치시던 남자분 어디가셨어요?" 란 질문을 10번쯤 듣고 "기간 놓쳐서 짤렸대요."란 내 답변을 옆에서 한 5번은 들은거 같다며 투덜거리는 회원도 있었다. ㅋㅋㅋ 들 체육교육과로 오인했던 청년은 확실히 한번쯤 같이 게임을 붙어보고싶은, 모두의 인상에 깊이 박혔던 아름다운 유니콘이었나 보다. 아... 넌 계속 '모르는 사람'(stranger)으로 있자! ㅋ :)

진실을 알 수 없는 낯선 타인과의 충돌의 순간에 관한 이야기 <클로저>

문득 내가 갑자기 학교를 떠나버리자 배신감에 휩싸였다던 교수님이 이제는 나를 그리워한다며, 모르는 후배들에게 내 이름이 과대포장되어 회자되는 유니콘이 되었단 이유를 알 것 같았다. (feat. <더킹>, <킹 메이커>) 예전부터 선배들은 네 다음에 들어올 후배들을 죄다 죽일 참이냐며, 교수님이 이렇게까지 을 벌린 건, 그냥 던져본 을 뒤에서 다 받아주는 네가 길들인 측면도 있단 이야기를 하곤 했었다.

실은 ADHD가 있는 교수님과 정리강박이 있었던 난 죽도록 부딪히면서 일을 했었다. 심지어 둘다 완벽주의 때문에 결정장애에 빠질 위험이 높아 일하는 내내 지옥이었다. 당시에는 효율적으로 이 굴러가려면 내 위의 고삐를 잘 잡아내야만, 내 아래 수많은 친구들이 를 보지 않는다는 발칙한? 생각을 했었던;;; 미친듯이 을 펼치는 교수님께, 미친듯이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는 측면을 방어하면서 타협점을 만들었다. 업무방식이 상극이라 밖에선 환상의 조합이라 불렸지만, 안에서는 대환장의 싸움이었다. 게다가 아무런 목적 없이 그저 흥미로운 일을 쫓았을 뿐이었으나, 바로 그게 문제였다. 잠시 머물러 있어야만 하는 곳에 자기 을 사리지 않고 자기 위치(갑을관계?)를 잊은 채, 모든 시간/에너지를 불태운다는 것...

<데드풀과 울버린> 을 보니 ADHD/RAD 같던데, 동생넘은 마블에서 나랑 가장 닮은 캐릭터로 데드풀을 꼽았다. 아놔~ 아이언맨과 로키를 좋아하지만 실은 얘 피규어가 제일 많은;

한편, 본인처럼 쿼시센터의 등록기간 놓치는 사람이 분명 또 나올테니, 한달동안 실력 키워서 다음 달에 꼭 돌아오겠단 그 아해의 말에 글쎄... 과연 그게 말처럼 쉽게 가능할까나? 솔직히 그 청년은 최근 붙어본 상대중 가장 엇비슷한 실력에 몸을 사리지 않는 승부근성까지 있어서 자극되고 재밌긴 했다만, 누군가가 실수하는 운/요행을 바라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어쩌면 그 곳에서 치는 게 더욱더 긴장되고 흥미롭다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지도... (적어도 나라면 그럴듯한...ㅋ)

홍콩의 Plaza Hollywood Mall에 설치된 스쿼시 경기장

강사님이 초급들 사이에 혼자 남아있으면 심심할테니 내게도 주3일반으로 옮겨보라 권했지만 3일은 솔직히 좀 빡세다. 왠지 갈려버린 무릎이 회복될 여유없을 것 같았다. 그쪽반에는 무려~! 50대 부부인듯한 고렙님 두분이 계시다는 말에 솔깃~!했지만, 번거롭기도 하고 얼마나 지루할지 일단 한달간 버텨보기로 했다.

그나저나 반백살에 이 빡센 종목에서 도가니가 안나가고 고렙을 유지하시다니! 이건 마치 과거의 노스탤지아, 즉 지나간 20대한 부러움과는 또다른, 꿈만 같은 미래 50대 워너비 유토피아의 모습이겠구나 싶었다. 나이들어서 자기/상대 몸을 아끼며 치는 원숙한 경력자의 모습이 은근 궁금하긴 했다.

벨기에 앤트워프의 구 증권거래소인 한델스비어스(Handelsbeurs)에 설치된 스쿼시 경기장

혼자 외롭지 않게 앞시간대 중급반 회원들에게 남아서 강습 전까지 나와 놀아주도록 강사님이 얘기해주시겠다길래 그나마 좀 안심이 되었다. 은 초급반 2팀이 강습받는 동안 트 위에 덩그러니 혼자 남아 40분 동안 뭐하고 놀지?란 생각에 정신이 아득했었다. 코트 위에 허락된 60분처럼 "시간이 곧 돈/가치"라지만 난 홀로 고요한 시간/공간보다는, 코트 위의 내 연습시간이 쪼개지더라도 그저 함께 어울려 적이는 즐거 시간을 더 가치있게 여기는 편이다.(똥개 마냥 극 외향성인...ㅎㅎ) 다가 타임 회원들 또한 합법적?으로 생명 연장을 받아서 엇비슷한/높은 구력과 붙어보는 걸 좋아할 터! :)

과연 내 게임 메이트 운이 얼마나 좋을런지 지켜봐야겠다. 부디 그 아해들에게도 승부근성이 있기를... 어쩌면 여기가 너무 지루해지면 결국 내가 동경하며 붙어보고픈 흥미로운 자리를 쫓아서 옮겨갈지도 모를 일이다.

고대 이집트의 기자 피라미드 앞에 설치된 스쿼시 경기장

To be Continued...


00. 스쿼시의 특성

01. 스쿼시와 공간에서의 위치(position)

02. 개인적인 스쿼시 경험과 긴장(stress)

03. 스포츠 게임과 레벨/계급/차이/성(性)

04. 스쿼시와 충돌/매너/의도

05. 스쿼시와 템포/시간/효율

06. 기회를 쫓는 근성과 회복탄력성

07. 자아의 미러링과 인간관계의 경계/선

08. 노마드처럼 결국 재이동/탈피하는 장소애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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