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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금호 Sep 30. 2021

독일 정부가 지원하는 휴가 계획

여행 기간 동안 숙식비의 10%만 지불하면 되는 휴가를 가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베를린리포트를 방문했다가, "휴가 지원 정책"에 대한 글을 읽게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독일에서 코로나 때문에 올해 휴가를 가지 못한 가정이 약 30~40%라는 뉴스를 들은 것 같은데, 독일 정부가 그런 가정을 위해서 정부 차원에서 휴가비를 지원하는 정책을 10월 1일부터 편다는 것이다. 올해 1회 (최대 7일까지), 내년 1회 (최대 7일까지) 가능하며, 대신 지정된 숙소만 이용이 가능하다. 4인 가족 기준 월 수입이 세전 5576 유로 (약 780만원)이면 "형편이 어려운 가족"은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아무튼 소득 기준 뿐만 아니라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는 경우에는 무조건 지원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 적지 않은 예산을 확보해놓은 것으로 보이는데, 역시 "복지"의 독일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2년간 수많은 가정의 휴가 비용의 90%를 지원해주는 정책이라니, 상상도 못할 일이다. 물론 휴가를 갈수 있는 가정들 입장에서도 좋겠지만, 그동안 침체되어 있던 여행/숙박 업계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http://berlinreport.com/bbs/board.php?bo_table=news&wr_id=13763


혹시나해서 해당 사이트를 방문하였는데, 독일 전 지역의 약 80개 정도의 숙소에 예약이 가능했다. 그래서 뒤늦었기는 했지만, 애완견을 동반할 수 있고 이메일로 예약을 문의할 수 있는 숙소들에만 일일이 12월 마지막주에 숙박이 가능한지 연락을 해보았다. 당연하게도 대부분은 회신도 없거나 예약이 불가능하다는 답장만 왔지만, 한두곳에서는 의미 있는 회신이 왔다. 그 중에 한곳에서는 연말은 어렵지만 내년 부활절 휴가 (4월)에 예약이 가능하다는 것이 아닌가. 무려 6~7개월 후의 휴가이기는 해도 예약이 가능하다면, 시도해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숙소에서 제공하는 양식에 맞춰서 신청서를 작성하였다. 실제 작성을 하다보니 앞에서 본 글에서 보다 좀더 커트라인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4인 가족 기준 1명의 미성년자 자녀가 있으면, 1년간 수령하는 킨더겔트 + 연봉을 더했을 때 1억 조금 넘는 정도가 커트라인이었고 아슬아슬하게 기준을 맞출수 있었다. 서둘러 작성한 신청서에 급여명세서와 킨더겔트 증명서를 첨부해서 숙소에 이메일로 제출했다.

https://www.bmfsfj.de/bmfsfj/themen/corona-pandemie/corona-auszeit-fuer-familien?view=


그리고, 구체적인 휴가 일자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였는데 내가 신청한 이 숙소는 주말 예약은 이미 끝난 상태라 주중에만 예약을 받는 듯했다. 참고로 다른 숙소에서는 부활절 휴가 기간 2주 동안 풀로 예약을 해야 했고 1주는 정부 지원을 받아서 10%만 내면 되지만, 나머지 1주는 자기 부담을 하는 방식이었다. 각각의 숙소들이 자신들의 상황에 맞춰서 활용하는 것은 마음에 들었다. 아무튼, 부활절 휴가 기간 중 주중 5박 6일이 예약 가능하다고 일정을 알려주어서 그렇게 예약을 하겠다고 회신을 보냈다. 그리고 제출한 서류를 검토했는지, 오늘 회신이 왔다. 협의한 일정에 예약이 확정 되었으며, 곧 계약서를 보내주겠다고. 오랜만에 긴장을 하며 결과를 기다렸던 터라, 진심으로 기쁜 소식이었다. ㅎㅎ 제한된 숙소들을 두고 휴가에 미친(!?) 독일인들과 치열하게 경쟁을 한 셈이라, 이 정도 성과면 충분히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다. 3성급 호텔인 숙소의 담당자가 처음에 안내를 하기를 예시로 4인 가족이 4박을 숙박하면서 조식/석식을 예약할 경우 비용이 약 700유로 (약 100만원) 정도인데, 70유로(약 10만원)만 내면 된다고 한다. 그저 놀라울 뿐이다.


지도상에서 특정 숙소를 클릭하면 다음과 같은 상세 창이 뜨는데, 여기서 "Kontakt"라고 이메일 표시가 되어 있으면 이메일 문의가 가능한 곳이고, 서브 카테고리에 "Haustiermitnahme" (애완동물 동반) 이라고 쓰여 있으면 강아지와 함께 숙박할 수 있는 곳이다. 체감상 전체 숙소 중에 절반 이하가 이메일 문의와 애완동물 동반이 가능한 숙소인듯 하다.


현재로서는 이번 연말 휴가는 이 정책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아쉽게도) 자비로 다녀와야 겠지만, 새삼스럽게 "복지"의 독일을 다시금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아마도 지금은 내년 여름 휴가까지도 예약에 들어간 상태이겠지만, 혹시라도 관심있는 분들 (독일 거주, 킨더겔트 대상자, 미성년 자녀 1명 이상)은 꼭 참여해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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