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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심플 Oct 06. 2019

마스크팩

191006




나는 화장품을 잘 사지 않지만 마스크팩은 할인할 때 꼭 한가득 사두는 편이다.

세일할 때 사면 그렇게 부담스럽지도 않을뿐더러(한 장에 500원꼴)

금액 대비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1일 1팩 열풍이 불기 전부터 팩을 좋아하고,

한때는 심지어 팩에 대한 분석을 하기 위해 수분감과 지속성 등을 비교하는

엑셀 파일까지 만들었던 나였는데

어느 순간 팩을 덜하게 되었다.


어쩌면 마스크팩을 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인생에 아직 여유가 있다는 것과 동의어인지도 모르겠다.


회사에서 돌아와 급하게 샤워를 하고 무의미하게 휴대폰만 바라보다가 잠에 든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러면서도 주말에 밀린 피곤을 풀겠답시고 또다시 꼼짝 않고 누워서 휴대폰을 바라보다 주말을 날린 것에 분개한 나날들.


그럴 때의 나에게는 마스크팩을 할 마음의 여유조차 없었다.



회사에서 신입사원으로

하루하루 버텨가며 아홉여 달을 채우고 나서야

다시 마스크팩을 할 '여유'가 생겼다.

('짬'이 찼다고나 할까.)


오래 할 수 있어서 가장 좋아하는 겔마스크를 붙이고,

ebook을 보면서 낄낄대며

출근이 다가오기 전 마음의 준비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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