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없이는 밥 못 먹는 토종 K-마크, 여기 있어요.
외국인 친구가 나에게 "한국여행 가면 뭘 먹어야 해?"라고 묻는다면, 내 머릿속에는 자연스레 김치가 떠오를 것 같다. 사실 이미 김치는 국제적인 음식으로 등극하여, 상당한 유명세를 얻고 있다. 발효음식과 건강식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이라면 김치를 맛보거나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김치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음식이다. 한식을 떠올리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반찬 메뉴지만, 결코 사이드 메뉴가 아닌
메인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김치에는 무수히 많은 종류가 있는데, 나는 우리가 그냥 김치라고 부르는 "배추김치" 뿐 아니라 열무김치, 갓김치, 파김치, 물김치, 부추김치, 오이김치, 깻잎김치, 총각열무김치까지 안 좋아하는 김치가 없다. 그야말로 리얼 토종 한국인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김치를 사랑하는 나조차도 사실 김치를 직접 담가 볼 생각은 없었다. 다른 음식들은 꽤나 겁 없이 시도해 봤지만 김치만은 정말 음식 고수만이 해낼 수 있는 레벨이라고 느꼈다. 어느덧 결혼 5년 차를 맞이하면서 미국에서 온갖 김치를 먹어보긴 했지만 배추김치를 제외하고는 입맛에 딱! 맞는 김치를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한국에서 살림을 해본 적이 없던 언니가 미국에서의 생활을 시작하면서 엄마의 맛을 그리워할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엄마가 담가주시던 그런 김치의 맛을 찾기 위해 물김치를 만들어보기로 결심했다. 시어머니와 김치선생님의 어깨너머로, 오로지 김치 보조역할만 해왔는데, 이번 계기로 서당개 경험치를 더하고 유튜브 선생님들의 영상을 공부해 나름의 레시피를 만들어보았다. 그리하여 내 첫 "물김치"의 재료는 로메인을 활용한 로메인 물김치였다.
미국의 허니크리스피종 아삭한 사과를 준비하여 귤의 알싸함과 껍질을 넣어 과일 베이스의 물김치 양념을 만들었더니 상당히 새콤달콤한 맛이 나왔다. 생각보다 쉽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었기에 이제는 나의 김치사랑을 김치 생산의 에너지로 사용해볼까 한다!
그리고 나도 해냈기 때문에 누구도 쉽고 간단하면서도
사계절의 우리의 음식들과 어울릴, 로메인 물김치를 소개하고자 한다.
혼밥을 할 때에도 딱이다.
비빔면 위에 올려먹기도 좋고,
한식과는 아무래도 어디든 궁합이 좋다.
재료 : 로메인 4 포기, 사과 2개, 귤 3개, 양파 1/2개, 마늘 10-15알, 고춧가루, 생강, 설탕, 밀가루, 액젓
만드는 법 :
1. 로메인을 아주 깨끗하게 세척한다.
(나는 브리타 물에 레몬을 썰어 넣고,
약간의 식초를 떨군 후 15-20분
담가 두었다.)
2. 세척 한 로메인의 크기는,
먹기 좋게 원하는 크기로 잘라 준 다음,
물:멸치액젓=3:1의 비율을 섞어서
로메인을 30분 절여준다.
3. 로메인이 절여지는 사이에 양념장을 만든다.
양념장 : 사과 1개, 귤 2개
(귤껍질에 영양가가 많으니
1개는 껍질 채 넣는다-
조금의 쓴맛도 싫다면 껍질을 깐 귤로만
넣어준다.), 양파 1/2개, 생강 3T,
마늘 8-10개 , 홍고추 1-3개 (취향껏),
청양고추 2-3개 (취향껏), 설탕 3T,
찹쌀 풀 대신에 나는 밥솥에 있던 쌀밥
4-5스푼을 함께 넣어 갈아주었다.
그리고 생수 300ML 넣고 되직하게 갈아준다.
---> 원하는 농도로 갈리면 여기에, 고춧가루 8스푼 (소유한 고춧가루 맵기 정도에 따라 가감한다.)
+ 여기에 원하는 농도를 보며 물을 추가한다. (걸쭉한 거를 좋아한다면 물을 조금만,
묽은 양념이 좋으면 물을 더 많이 넣어야 한다.)
4. 액젓 물에, 잘 절여진 숨이 죽은 로메인을 양념장에 넣어주면 끝이다.
5. 준비해 둔 김치통에 양념장에 잘 버무려진 로메인을 켜켜이 넣어준다.
6. 실온 2시간 보관 후, 냉장고에 넣으면 맛있다.
7. 당일에 먹어도 맛있지만 2-3일 후 지나 익었을 때가 정말 맛있다!
사과와 귤껍질의 영양가가 많아 사용할 예정이라, 꼼꼼하고 청결하게 세척해 준다.
더 걸쭉한 농도를 원한다면, 나처럼 다 갈아 준 양념에 좀 더 쌀밥을 추가해 갈아도 좋다!
원하는 농도가 딱 나왔다면, 이제 거의 완성인 것이다.
당도도 체크해 보고 단 맛을 추가로 원한다면 설탕을 추가해주세요.
한국에서 맛있는 고춧가루를 협찬해 주신 시어머니 덕에 곱디고운 컬러 자태의 물김치가 완성되었다.
아래 사진들은, 사랑하는 조카들과 언니를 위해 처음 담갔던 나의 #로메인물김치 사진.
아삭아삭한 로메인과 새콤달콤한 양념장의 조합은-
집 나간 입맛을 되찾아오기에 충분하다고 자부한다.
건강도 지키고 입맛도 절대 지켜야 할,
타향살이에선- 역시나 우리에겐
K-밥심이 최고임을 다시
한번 더 느낀다.
살아갈 힘을 전하는 기쁨도 이렇게 큰 것이구나,
엄마의 마음을 살포시- 잠시나마 경험해 본
나의 행복했던 물김치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