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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an Lee Mar 15. 2021

고객의 입장에서 협상한다.

나보다는 고객이 먼저다

19세기 말 미국의 위대한 ‘문학적 철인’이었던 랠프 월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그가 어렸을 적, 내 입장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벌어졌다. 어린 에머슨은 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송아지를 외양간에 넣으려고 해 보았지만 송아지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앞에서 당기고, 에머슨은 뒤에서 밀어보았지만 송아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결국 포기하는 찰나, 늙은 하녀가 다가와 그녀의 엄지손가락을 입에 물려주었다. 그러자 송아지는 젖을 빨듯이 손가락을 따라 천천히 외양간으로 들어갔다. 남자 두 사람이 해결할 수 있는 일을 늙은 하녀가 손가락 하나로 해결할 수 있었다. 송아지의 입장에서는 엄마의 젖으로 착각하고 따라갔기 때문이다. 바로 송아지의 입장에서 협상하였기 때문에 해결된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실수를 한다. 같은 문제를 바라보면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한다. 바로 자신의 입장에서 어떻게 자신에게 더 유리하게 바꿀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팔지 말고 팔리게 하라!》에서 토리바 히로미치는 세일즈가 어려워 이렇게 행동하였다.



“세일즈 토크(talk)가 서툴다면 무리해서 커피를 강매할 필요는 없다. 그보다 우선 그 가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생각을 고쳐 다 잡은 후, 우선 배달이 많은 가게에서는 더러운 접시를 치우거나 잔반을 버려주었다. 또 백화점에 가서 주방기기나 부엌 제품을 체크해 가게 카운터 내부의 일이 수월하게 돌아가는 데에 도움이 될 만한 물건을 사 오는 등, 고객이 기뻐할 일이라면 닥치는 대로 했다. 상대방이 좋아할 만한 일을 찾아 기꺼이 해주는 것, 그러면 가만히 있어도 남들은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어 있다.



그는 일본에서 1400여 개 매장을 보유한 일본 1위 커피 브랜드인 도토루의 창업자로 기존의 판매방식과 다른 자신이 직접 주문하고 직접 커피를 받아오는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일본에 정착시켰다. 하지만 그는 세일즈가 어려워 직접 행동하였다. 나도 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다.


제약영업할 때, 한 약사님은 너무 시간을 맞추기 힘들었다. 당시에는 약국에 판매와 수금을 같이 하는 시스템이었다. 월말이 되어 낮에 약국을 방문하면, 약사님은 불같이 화를 내었다. 나도 젊은 혈기에 같이 짜증을 내버려, 서로 간에 감정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약사님이 원하는 시간에 맞추어 저녁 방문하여 몇 달 동안 수금하였다. 어느 날 약사님이 음료수를 건네면서 밤늦은 시간에 고생이 많다고 말을 하셨다. “낮에는 환자가 많아 정신이 없는데, 제약회사까지 와서 중요한 수금을 하고 가면 더 정신이 없어. 그래서 낮에 오면 내가 가끔 화를 내는 이유야.”영업사원이야 업무시간에 수금을 해야 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약사님 입장에서 보면 돈이 움직이는 순간에 환자와 영업사원까지 들이닥치면 더 정신이 없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난 방법을 바꾸었다. 스스로 ‘낮에 도와 드릴 일이 없을까?, 어떻게 하면 약사님을 도와드릴 수 있을까?’라고 물어보자 쉽게 답이 나왔다. 약국에 방문할 일이 있으면, 내가 버려줄 수 있는 쓰레기 밖에다 내놓기, 간단한 심부름도 하면서 약사님을 도와드리고 나왔다. 수금하여 준다고 하여도 일부러 안 했다. 어느 날 약사님이 부르셨다. “내 카드는 여기 있어. 월말 되면 알아서 수금하게. 그동안 자네는 나를 이해해주어서 너무 고마워, 내게 부탁할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부탁하게. 그리고 고맙네.”내가 한 것이라고는 다른 약국과 동일하게 하였지만, 단지 약사님의 입장이라면 지금 무엇이 필요할까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이후에도 늦은 시간에 방문하였다. 늦은 시간까지 기다려야 하면서 한 원장님과 더 친해질 수 있었다. 늦은 시간까지 기다리다 보니 늦게 의원을 방문하게 되었고, 원장님이랑 저녁을 같이하며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일석이조(一石二鳥)일까?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만 그것을 지키고 실천하기 어렵다. 세상 어느 사람도 자기가 힘들 때 자신의 입장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을 지킨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상대방의 입장을 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고객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H 자동차 명예의 전당 최고위 등급인 '판매 거장'에 등극한 채수형 영업직 부장. 그의 평소 덕목은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라'이다. 그는 왜 고객들이 더 비싼 가격을 감수하면서까지 외제차를 선호하는지 알지 못했다. 그 이유를 찾지 못하면 고객을 설득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결론은 외제 차는 고장이 적으므로, 운행을 못해서 날리는 일당이 없다고 생각했다. 상용차는 다른 차와 달리 운행을 해야만 돈을 벌 수 있다. 바로 차가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수단이다. 그런 차가 고장으로 운행을 못할 바에는 좀 더 비싸더라도 외제차를 사는 것이다. 하지만 고객들도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었다. 외제차는 특성상 서비스센터가 적고, 특정 부품의 경우, 확보를 못할 경우 3~4일 정도 걸릴 수 있다. 그러자 바로 어떻게 고객에게 접근해야 할지 아이디어가 떠올렸다. 이 부분을 강조하기로 정했다. 지금의 국산차는 성능이 많이 좋아져 예전처럼 잦은 고장이 나지 않는다. 부품 수급이 원활하여 큰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2일이면 모든 수리가 끝난다. 끝으로 차량 가격도 저렴하고, 부품 값도 저렴하니 경제적이다. 이렇게 '고객의 입장'에서 답을 구하는 전략으로 고객의 지지를 이끌어 내었다. 그러자 고객들은 중요한 것을 잘 지적해주어서 고맙다고 채수형 부장에게 차를 구매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는 채수형 부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한 가지를 깨달을 수 있다. 채수형 부장이 고객이 원하는 답을 찾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Why'이다. 그가 스스로에게 물어보지 않았더라면 단순하게 고객에게 불평만 하였을 것이다. 스스로 ‘고객은 왜 외제차를 살까?’라고 생각하자 이러한 생각이 떠올랐을 것이다. 우리는 항상 ‘Why'를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첫 번째 질문≫의 저자 류랑도는 이렇게 말했다.



‘(…) Why는 남들이 보지 못한 부분에서 색다른 가치를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길가에 널려 있는 돌멩이를 하염없이 바라만 보면, 그건 한낱 돌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첫 번째 질문으로 “왜 돌멩이는 동그랄까?”“왜 돌멩이가 길가에 널려 있을까?”등을 생각하면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다. 그때부터 돌멩이는 더 이상 돌이 아니라 크고 반짝이는 다이아몬드로 재탄생될 수 있을 것이다.’



협상을 사전으로 찾아보면 '어떤 목적에 부합되는 결정을 하기 위하여 여럿이 서로 의논함.'이라고 되어있다. 고객과 영업사원은 각자 이해관계가 다르다. 하지만 목적은 같다. ‘고객에게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서’이다. 고객도 물건이 필요하니까 구매하는 것이고, 영업사원도 고객에게 판매를 해야만 한다. 고객의 입장에서 협상한다고 해서 무조건 고객이 하자는 대로 끌려가라는 것은 아니다.  영업은 역지사지로 협상하면 쉽다는 점이다. 단, 상대의 장점과 약점까지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알고 있지 못하면 오히려 내 꾀에 내가 넘어가고 만다. 고객은 A라고 이야기하였는데 난 B라고 알아듣고 협상하면 오히려 내 수를 읽히고 만다. 그러니 Why를 생활화하지 않으면 고객이 원하는 사항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항상 Why를 먼저 물어보자. 왜 고객이 저렇게 말하였을까? 하고 생각하면 그의 숨겨진 Need를 파악하고 그것을 들어주면 쉽게 해결된다. 오히려 우리가 고민하고 있던 부분은 쉽게 넘어가는 것이다. 누군가가 당신과 협상하는데 당신한테 계속 더 줄려고 한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의 요구가 만족하면 나머지 사소한 것은 그냥 넘어가게 되어있다. 영업사원으로서 고객에게 추가적인 이익을 줄 수 있는 부분도 많이 있다. 모든 것을 먼저 고객에게 알려드리고 나면 고객은 나를 더 신뢰하게 되고, 성과는 쉽게 도출되는 편이다. 누가 승자고 패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 다 만족할 만한 이익을 얻어야 한다. 서로 Win-Win 관계로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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