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은 실적으로 말해야지~~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한번 선택하여 보자. 한 달 안에 당신은 사과 100개를 팔아야 한다. 고객은 크게 두 타입이 있다. A 고객은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서 한 번에 100개를 구매할 수 있다. 그만큼 많은 경쟁회사에서 그 고객을 만나고 있고, 너무 바빠서 만나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그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이상한 고객이라 무슨 말을 해도 답변이 없다. 그러다 보니 많은 경쟁사에서 달려들지만 쉽게 포기하고 만다. B 고객은 규모가 작아서 최대 살 수 있는 사과는 10개이다. B 고객은 만나기가 비교적 쉽고, 대화도 잘 통한다. 그리고 조금만 노력하면 사과 3개를 팔 수 있다. 당신은 어느 고객을 목적으로 영업을 할 것인가?
처음 영업할 때, 난 항상 B 고객들을 선택하였다. 상대적으로 B 고객들은 만나기도 쉬웠고, 제품을 설명하면 잘 들어주었다. 또 몇 번 방문해서 관계를 쌓다 보면 약이 비교적 쉽게 처방되었다. 영업하는 재미가 있어서 계속 B 고객들만 찾아다녔다. 물론 계속 A고객을 만나려고 시도는 하였지만, 쉽지는 않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포기하게 되었다. 하루는 동행 방문하는 날, 심영곤 소장님은 이렇게 말했다.
“의원에 환자가 없어서 가면 오랜 시간을 면담을 하고, 약도 써준다고 하는 곳이 있지? 대부분 그런 곳은 외딴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당신이 그곳까지 가는 시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손해야. 지금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은 아니야. 그런 곳은 다른 의원이 환자가 많아서 바쁠 때 방문하도록 해. 언제나 그곳은 열려 있을 테니, 지금 가야 하는 곳은 환자가 많고, 우리 약을 많이 처방해줄 수 있는 의원을 찾는 것이야. 물론 쉽지 않지. 하지만 그런 의원을 당신 팬으로 만든다면 관리만 해도 그곳은 계속 성장할 것이야. 왜냐하면 힘들게 영업하여 뚫었던 만큼 다른 경쟁사에서 그곳으로 진입하는 것조차 힘들기 때문이지. 거기다 환자는 계속해서 늘 것이고, 자연스레 당신의 성과는 증대하겠지. 전략을 다시 한번 바꾸어봐.”
소장님은 내가 계속 환자가 적은 병원 위주로 영업을 하고, 처방을 이끌어내는 것을 즐거워하니 조언을 주신 것이다. 반박을 하고 싶었지만, 맞는 말이었다. 워낙 환자가 없다 보니 우리 제품을 많이 쓴다고 해도 다른 의원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적은 매출이었다. 한 달에 처방할 수 있는 인원이 정해져 있는 상태라 열심히 도와준다고 해도 한계가 있었다. 물론 전체적으로 우리 제품만을 처방한다면 꾸준하게 만나야 하겠지만, 그 안에서도 다른 제약사와 파이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니 상대적으로 적은 매출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조언을 받아들여 환자가 많은 병원으로 방문을 하고 관계를 만들어 나갔다. 기간은 걸렸지만 어느 순간 내 거래처로 만들 수 있었다.
기도 가즈토시의 ≪억대 연봉의 꿈을 이룬 영업 달인의 비밀노트≫에 이런 글이 있다.
‘고객과 상담하다 보면 때로는 이야기가 초점에서 벗어나 전혀 관계없는 엉뚱한 곳으로 빠지는 경우도 있다. (…) 하소연 같은 이야기에 일단 말려들면, 빠져나오기도 힘들다. 그렇다고 그만 하라고 소리를 지르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어떤 때는 일방적으로 이런 이야기를 3시간이나 듣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다가 당황스럽게도 지금까지 한 이야기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태도가 변해 버린다. (…) 나는 단지 고객의 시간 때우기 상대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고객이 당신의 말을 잘 들어준다고 해서 정말로 당신의 상품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단지 심심한 고객에게 마침 당신이 방문하였던 것뿐이다. 나에게 친절하다고 계속 방문하지 마라. 그 고객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세일즈맨에게도 친절한 확률이 높다. 달리 말하자면 모든 세일즈맨에게 동등한 기회가 제공된다. 물론 다른 세일즈맨에게는 불친절하지만 나에게만 친절하다면 그건 100% 끝까지 가야 하는 고객이다. 쉽게 만날 수 있고, 쉽게 결과가 나온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신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고객일 수도 있다. 그만큼 당신의 경쟁자도 늘어나는 셈이다. B 고객과 관계를 형성하는 시간은 A고객보다 짧을 수 있다. 하지만 시간과 성과는 결코 같이 가는 것은 아니다. A고객을 내 고객으로 만들고 나면, B 고객 대비 5배 아니 100배 이상의 매출 차이가 날 수도 있다.
상위 20%가 80%를 좌지우지한다는 뜻을 가진 경제용어가 있다. 바로 ‘파레토 법칙’이다.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가 어느 날 개미를 관찰하였는데, 모든 개미가 열심히 일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20%만 열심히 일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완두콩도 보니 열리는 완두콩 중 80%가 20%의 콩깍지에서 열린다는 것이다. 자연현상도 이런 결과를 보이는 것처럼 우리도 A고객인 20%에 집중하면 더 많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한 사람을 내 고객으로 만드는 시간이 고객마다 많은 차이가 난다고 생각하는가? 예를 들어보자. 라면을 끓인다고 가정하여 볼 때, 물은 100℃에서 끓기 시작한다. A고객은 100℃이고 B 고객은 90℃이다. 조금 쉬운 관계라면 90℃에 라면을 넣어도 면을 불겠지만 라면은 완성된다. 하지만 정말 맛있는 라면은 100℃에 넣어야 맛있는 라면을 먹을 수 있다. 90℃에서 끓여 면이 불은 라면 5개를 먹고 싶은가, 아니면 제대로 끓인 라면 1개를 먹고 싶은가? 당신은 선택할 수 있다. A에게 투자하는 노력과 시간은 힘들더라도 한번 관계를 맺으면, B 고객 100명 아니 1000명을 뛰어넘는 실적을 보일 수 있다. 또 훨씬 안정된 성과가 나온다. 지금까지 당신이 들인 노력만큼 투자해야 경쟁자도 들어올 수 있다. 물론 A 고객은 흔히 말하는 ‘진상’으로 불릴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까다롭고, 표현을 안 하다 보니 필요한 사항이 무엇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훨씬 많은 세일즈맨이 방문을 하고 있고 당신이 없더라도 지금까지 전혀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미 기존 세일즈맨과 관계가 돈독하다. 틈을 찾으려고 해도 틈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틈 자체를 찾아야 한다. 그래야 같은 시간을 들이더라도 더 큰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백화점을 예를 들어 설명해보자. 요즘 백화점은 VIP 고객을 따로 선정하고 있다. 그들에게 무료주차, 발레파킹, VIP 전용 라운지, 상시 할인, 생일·명절 선물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 VIP 중에서도 가장 높은 등급 몇몇 고객들을 해외여행도 보내주고 있다고 한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저가 사은품을 주고 구매를 유도하는 것보다, 여행을 보내주어도 훨씬 더 높은 이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왜 백화점들은 그렇게 많은 혜택을 VIP에게 제공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연간 사용하는 금액이 전체 매출의 15~2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별한 혜택을 제공하더라도 그들을 유치하고자 하는 것이다.
당신이 파는 제품이 기존의 제품과 확실하게 다르다면 이야기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적당한 불편을 감수할 수 있는 정도라면 당신이 기존의 세일즈맨보다 뛰어난 점이 무엇이 있겠는가? 그들은 기존의 제품을 사용하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당신의 제품이 품질은 월등하게 뛰어나고, 가격은 절반 이하이고, 사용하면 시간까지 줄어드는 제품인가? 그렇지 않다면 약간의 불편함은 이해할 수 있는 셈이다.
적절한 고객을 찾아 판매한다면 이 세상에 실패하는 영업사원은 없다. 최고의 성과를 보이는 세일즈맨은 그만큼 알맞은 고객에게 가서 제품을 알렸기에 성공하는 것이다. 100명에게 물건을 설명하여 10개를 팔았다. 하지만 당신의 경쟁자는 1명을 만나 100개를 팔았다. 과연 누가 일을 잘하는 사람인지 생각해보자. 매출 순위 20% 안에 드는 사람이 되는지 아님 80% 안에 드는 사람이 되는지는 당신의 선택에 달려있다.
“무작정 열심히 하지 마라. 효율적으로 일해라. 단 한 명을 만나더라도 성과를 보일 수 있는 사람을 만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