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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ian Lee Jan 05. 2022

세일즈 수업

나는 한 번도 판 적이 없다


“원장님, 실적이 어려우니 한 번만 도와주세요.”

“약사님, 1박스만 주문해주세요.”


제약영업할 당시, 월말이 되면 판매를 마감하기 위해 위와 같이 부탁했다. 대부분 월말에는 주문을 피한다. 단 며칠 차이로 수금 기한은 빨라지고, 배송은 비슷하게 도착하므로, 긴급하게 필요한 물품이 아닌 이상 다음 달 초로 미루게 된다. 하지만 목표는 달성하라고 있는 법, 결국에는 부탁으로 주문을 마감했다. 한두 번은 문제가 없으나 반복되는 주문 부탁은 서로 불편하다. 주문을 하면 고객이 손해고, 주문을 안 하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서이다. 가끔은  “약사님 이번에 ○○약이 공장에 문제가 있어서 당분간 출고가 어려울 것 같은데, 미리 주문하시는 것은 어떨까요?” 이렇게 거짓말을 하여 목표를 맞추었다. 그러다 친한 약사님이 웃으며, “모든 제약사는 다 월말만 되면 공장에 문제가 생기거나 품절이야! 좀 월초에 와서 이런 이야기해라.”라고 나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든 순간이었다. 고객보다는 나를 위한 영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H자동차 판매 왕 전국 1위로 유명한 이희성은 자신의 《땀으로 그린 꿈의 지도》에서 자신의 성공 비결을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나는 누가 판매 왕이 된 비결을 물으면 ”팔지 않으려고 기를 쓰는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말장난 같은 역설이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 무엇은 눈에 보이는 것들이 아니라 그 역설이라고 나는 믿는다. 사람은 누구나 어떤 분명한 동기나 목적을 가지고 접근해오는 '타인'을 극도로 경계하게 마련이지만 도무지 그런 동기나 목적이 없어 보이는 '타인'에게는 자기도 모르게 경계심을 풀어버리게 마련이다.

  

당신은 어떻게 영업하고 있는가? 입장을 바꾸어 당신에게 영업사원이 찾아와 구매를 부탁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들어주는 것도 한두 번이다. 계속 부탁만 한다면 결국 당신도 그 영업사원과의 만남을 피한다. 단기에는 성공할 수 있지만, 장기로 보면 그 영업사원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부끄럽지만 나도 항상 ‘언제나 팔려고만 했다.’ 어느 순간, 과연 영업이 이렇게 힘든 것일까?라고 고민하는 순간이 왔고,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나는 한 번도 팔아본 적이 없다.’라고 고객을 만날 때마다 스스로 되새겼다. 마음가짐이 달라지니 실적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고객은 자연스레 경계심을 없애고, 나 스스로도 고객을 만나는 것이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더 편안하게 고객을 만날 수 있었다. 가끔은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고객에게 하나라도 더 이익을 주면, 고객은 그 마음을 읽어 더 많은 주문으로 보답했다. 결국에는 더 많은 이득을 가져갈 수 있었다. 물론 실천하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지금도 가끔 내 목적을 고객에게 드러낼 때도 있다. 대부분 목적을 생각하지 않고 업무에 임하는 평소의 ‘나’를 알기 때문에 가끔의 부탁은 고객도 더 잘 들어준다. ‘이번에는 정말 무슨 일이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도와준다. 


단순하게 판매만 생각하면 영업스킬로도 가능하다. 더 친밀한 관계를 맺으려면 기존의 방식으로는 부족하다. 스킬도 중요하지만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 가끔 내가 고객일 때, 어떤 영업사원들은 나를 ‘고객’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돈’으로 보는 것이 느껴진다. 그 사람의 동기나 목적이 나에게 바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나에게 이익을 주는 말이라도 우선 경계부터 한다. ‘분명하게 나에게 구매하라고 할 거야.’라며 의심하고 오해하며 듣게 된다. 한번 의심을 시작하면, 그 의심을 거두어들이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장에서는 고객이 스스로 선택하는 법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 고객이 스스로 결정하는 것은 많은 이점이 있다. 우리는 영업사원이 아니라 고객의 파트너이다. 파트너란 갑과 을로 나누어지지 않고, 서로의 업무에 도움을 주는 관계로 비즈니스를 성공시킨다. 그러므로 처음 만날 때부터 ‘나는 영업사원이 아니다. 우리는 파트너이지 갑과 을로 나누어지지 않는다. 가끔은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고객이 이득을 볼 수 있게 해야지. 그리고 무조건 고객의 요구라고 따라가지 않겠다.’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맺어야 한다. 나를 알린 후에 고객과 친해지며 약속을 잘 지키고 그를 바탕으로 신용이 쌓여야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말한다. 세일즈맨은 항상 을이 아니다. 우리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갑이다. 우리도 소비자로서 물건을 구매하기 때문이다. 다른 영업사원을 보며 불만족한 부분은 나 스스로도 저렇게 행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만약 그렇다면 바꾸면 된다. 바꾸는 순간부터 실적은 조금씩 성장한다. 내가 제품을 판매하려고 하기보다 고객 스스로 제품의 가치를 인정하고 꼭 필요한 물품이라고 인식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고객도 만족하고, 나도 만족한다. 왜 고객이 필요를 느낀다면 고객은 구매하게 된다. 고객도 행복하고, 나도 행복할 수 있다. 바로 Win-Win 관계로 발전한다. 결국 난 한 번도 판매한 적이 없는 세일즈맨으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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