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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윤 Nov 16. 2022

버터의 맛

가염 버터부터 허브 버터까지 내 맘대로

오늘은 '버터의 온도'에 이어 '버터의 맛'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우선,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바로 무염 버터입니다. 가염 버터도 요즘 유행하는 소금빵 속으로 사랑받고 있지만, 여러 가지 맛의 변주를 하기에는 무염 버터가 좋아요. 가염버터는 무염버터에 소금을 넣어 만들어 쓰면 되니까요.


자, 기본부터 시작해볼까요?


앗! 소금빵을 만들고 싶은 데 가염 버터가 읍어요! 하시는 분. 걱정 마세요. 집에 소금은 있겠지요? 가는소금을 준비해 주세요. 그리고 냉장고의 무염 버터를 쓰실 만큼 꺼내서 몰랑~하게 작업하기 쉽게 실온에 두시지요.

실온에 두어 말랑해진 버터. 손가락으로 누르면 이렇게 폭 들어갑니다.

자! 유리볼이나 스테인레스 볼에 몰랑한 버터를 넣고 한 손으로는 볼을 꼭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휘핑기를 잡고 사정없이 돌려주시지요. 소금이 버터 속에 잘 섞일 수 있도록 균일해질 때까지 거품기로 잘 돌려주세요. 버터가 뭔가 크림처럼 부드러워지고 몽글몽글해지고 어릴 절 먹던 버터크림 케이크의 버터처럼 보인다구요?

아! 소금빵을 만드는 대신, 자신도 모르게 식빵 조각을 토스트기 안으로 넣고 있는 당신! 허허~ 그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파삭하고 뜨겁게 구워져 나온 식빵에 크림화 된 가염 버터를 폭 찍어 드시면, 아~ 이거 뭐냐? 이 맥주를 부르는 짭짤 부드 바삭 고소한 맛은? 하실 겁니다.

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뜨겁고 바삭한 식빵에 다 찍어먹어 버렸지만, 다시 소금빵 재도전하신다고요? 짝짝짝! 훌륭하시군요. 그렇다면 다시 버터를 꺼내 실온에서 몰~랑하게 되게 두시고, 소금을 준비해 주세요. 아깐 왜 전기 거품기가 눈에 안 보여서 손으로 돌려 힘을 빼셨을까요? 두 번째라 휘리릭 손쉽게 가염 버터를 만든 당신! 훌륭하십니다.

소금과 균일하게 섞이고 부드럽게 크림화된 휘핑 버터

그런데 소금빵 성형을 위해서는 단단한 가염 버터가 필요하겠군요! 아예 짜주머니 속에 휘핑된 부드러운 가염버터를 넣고 오븐 종이 위에 원하는 길이와 굵기로 짜서 굳히시지요. 다 필요 없고, 오늘은 여기까지! 다~ 귀찮으시면 랩을 깐 밀폐 용기에 넣고 굳힌 후 다음날 원하는 크기로 잘라 사용해 주세요.


잼만 바른 토스트만 매일 드시다 어제 휘핑한 가염 버터에 푹 빠진 당신! 오늘은 달달한 버터에 도전하시겠다고요? 그럼요, 빙고입니다. 버터 1: 설탕 2 정도의 양이면 그대의 달콤 욕망치에 도달할까요?

과정은 어제와 같습니다. 냉장고에서 꺼내 실온에 둔 말랑한 버터에 설탕을 더해 사정없이 거품기로 돌려주세요. 버터가 부드럽게 될 때 까지요.

엇? 잠깐만요! 두 가지 맛을 만들고 싶어요. 딸기잼과 어울릴 설탕 크림 버터 반은 용기에 담아 두고, 나머지 반은 여기에 살짝 인스턴트커피 가루를 넣으면 어떻게 될까요? 어허~ 역시 그대의 창의력은 끝이 없군요. '모카 달큰 버터 크림'도전이라구요? 짝짝! 훌륭하십니다. 카카오 가루를 넣으면 또다른 변주가 되겠군요. 갓 만든 아메리카노나 김이 나는 믹스 커피 더블샷과 딱! 어울리겠습니다.


드디어 소금, 설탕에서 한 발 나아가 커피와 카카오 변주에 성공한 당신! 무한한 창의력을 발휘해 보세요. 올리브 오일에 로즈마리 넣으면 로즈마리 오일 되고, 마른 고추 넣으면 뻬뻬론치노 오일 되고 마늘 넣으면 마늘 오일, 심지어 그 귀하다는 생 트러플 작은 마지막 조각을 넣으면 트러플 오일이 되지요?

버터도 같습니다.

이탈리아 ‘파토라에 피안디노’사에서 출시한 트러플 버터.

올리브 오일도 버터도 둘 다 맛과 향을 잡아 가두는 힘이 대단하지요.

버터는 냉장고 속의 냄새도 쉽게 빨아들이니 꼭 잘 닫히는 밀폐 용기에 보관해 주세요. 이런 귀여운 전용 용기는 신혼부부 집들이 선물로도 좋아요.

그럼, 오늘, 당신은 어떤 버터를 만들어 드시겠습니까?


후추요? 그럼요! 곱게 간 고춧가루와 소금이요? 훌륭하십니다! 에라, 후추, 고춧가루, 소금에 곱게 다진 마늘두요? 허허허 맛나겠군요. 그냥 집에 있는 작은 허브 화분 허브들 다 뜯어서 잘게 다져서 함께 넣을래요 하시는 당신! 짝짝짝! 딩동댕!



<내 맘대로 허브 버터 만들기>


재료)

상온에 둔 부드러운 버터와 원하는 재료


예)   

. 잘게 다진 타임, 로즈마리, 이탈리안 파슬리, 오레가노, 차이브 등 집에 있는 신선하거나 마른 허브

. 소금, 후추, 고운 고춧가루 조금, 잘게 다진 레몬 제스트

. 오일을 잘 제거하고 잘게 다진 앤쵸비를 넣어 주셔도 색다른 맛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방법)

버터를 거품기로 잘 저어 부드럽게 만든 후, 잘게 다진 원하는 재료를 넣고 균일하게 잘 섞어 주세요.


갑자기 친구 초대를 하게 되셨다구요? 짭짤한 크래커나 갓 구운 빵 혹은 토스트와 함께 본인이 직접 만든 허브 버터를 함께 내어 보세요.

휘핑한 가염 허브 버터는 바삭한 그리시니, 구수한 포카챠, 통밀빵 모두와 잘 어울립니다.

밀폐 용기에 넣고 냉장 혹은 냉동 보관 후 파스타를 만드실 때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아하! 버터를 넣은 해산물 구이, 조개나 한치 구이에도 요긴하게 사용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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