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탈리 Aug 22. 2022

출근 준비 두 시간을 이십 분으로 단축시켜준 ‘이것

내돈내산 헤어드라이어 리뷰

 출근 준비에 두 시간 걸리는 사람이 있었다. 그녀는 아무리 일찍 일어나도 늘 오전 아홉 시 삼십 분에 집을 나서곤 했다. 서울 역세권에 살았을 땐 얼추 출근 시간을 맞췄지만, 덕양구민이 된 뒤로는 점심시간 즈음 도착하게 됐다. 그녀는 자문했다. “새벽 일곱 시에 일어났는데, 나오는 시간은 왜 아홉 시 일까..” 아침을 거하게 먹는 것도 아니다. 설거지도 안 한다. 시리얼을 먹고, 볼에 물만 담가놓는데. 그 나머지 시간은 도대체 어디로 빨려 들어갔다는 말인가. 그녀는 하루 일과를 곰곰이 되새겨봤다.


 방 한편에 묵직하게 자리한 다이슨 슈퍼 소닉이 보였다. ‘… 너였구나.’

 2016년, 그녀는 다이슨 슈퍼 소닉의 존재를 알게 됐다. 삼 개월마다 미용실에 가지 않으면 머리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그녀를 감당할 수 있는 단일한 드라이어였다. 상대적으로 빠른 건조 시간과 너무 뜨겁지 않은 바람, 그리고  견딜만한 무게까지 완벽한 삼박자였다. 6년 뒤, 슈퍼 소닉은 골골 소닉이 되었다. 한겨울 푹 젖어 시린 머리를 부여잡고 잔 적도, 한여름 흐르는 땀과 함께 자연 건조를 한 적도 있다. 그랬다. 골골 소닉을 어르고 달래 머리를 반쯤 말리면 한 시간은 금세 갔던 것이다.


 “이대론 못 살아!” 머리카락을 못 말리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게다가 이젠 켜면 꺼진다니! 그녀에겐 남은 정도, 인내심도 없었다. 그저 그녀의 두피가 걱정될 뿐이었다. 슈퍼 소닉의 코드를 거칠게 뽑은 그녀는 네이버 앱을 열고 전투적으로 타이핑을 했다. [헤어드라이어]. 네이버 페이 못 잃지. 멤버십 혜택을 활성화하고, 리뷰 많은 순으로 정렬했다.


 가장 먼저 나온 제품은 ‘JMW M5001A PLUS’. 지금 그녀의 머리카락을 책임지는 헤어드라이어다. 그녀는 새 파트너가 마음에 들었다. 우선, 소음이 적다. 전기차처럼 조용하다. 게다가 더 가볍다. 슈퍼 소닉은 십여 분만 들고 있어도 손목이 뻐근했다. 새 파트너는 같은 시간을 들어도 손목이 거뜬하다. 무려 141g이나 가벼운 이유에서다. 냉-온풍 전환도 편리하고, 풍력도 세다.


 무엇보다 출근 준비 시간이 20분이나 줄었다. 그녀가 머리를 말리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머리를 감고 난 뒤 타월로 물기를 한 번 흡수한다. 모로칸 오일의 헤어 오일을 골고루 바르고 다시 타월로 머리카락의 물기를 없애준다. 찬 바람으로 두피 전체를 말린 뒤, 따뜻한 바람으로 다시 말린다. 온풍과 냉풍을 번갈아 가며 말려준다. 10분 정도면 두피가 싹 마른다. 이게 바로 NEW BLDC 항공 모터의 위엄인가? 덕분에 머릿결이 미역처럼 찰랑거리고 탄탄해졌다.


 새 파트너가 머리카락을 책임진 이후로, 그녀는 정시 출근을 한다. 때론, 20분 정도 늦잠을 자기도 한다. 헤어드라이어 하나 바꿨을 뿐인데 그녀의 삶이 180도 달라졌다. [현실에서 출근 준비에 두 시간 걸리던 그녀. 이세계에선 이십 분이면 끝?!]이라는 라이트 노벨의 주인공이 된 것 같다.


 JMW M5001A PLUS를 사용한 지 이제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이제 헤어드라이어 앞코를 만졌다가 앗, 뜨거! 할 일도, 자꾸만 꺼지는 파트너에게 제발 힘을 내..!라고 말하는 일도 없어졌다. 그녀는 그동안 미뤄왔던 롤 빗을 구매할 예정이다. (매일 아침 셀프 드라이를 하는 그녀의 엄마를 닮고 싶어서다.) 새 파트너는 약 3만 시간이나 지속되는 심장을 가졌다고 한다. 그녀와 새 파트너의 관계가 반영구적으로 지속되길.

작가의 이전글 꿈같은 사랑의 메아리, 영화 <헤어질 결심> 리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