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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글 Jan 10. 2021

나의 겨울

 겨울이 되면 내 몸은 밖에 나가는 것을 거부하기 시작한다. 침대에서 방을 따뜻하게 하고 이불을 덮고 있으면 그만큼 편안한 시간이 따로 없다. 밖의 추운 날씨를 생각하면 지금 내가 느끼는 온기에 묘한 쾌감마저도 느껴진다. 그렇게 이불을 덮고 누워있자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생각들이 든다. 후회스러운 일, 즐거웠던 일, 이런 계절이 되면 생각나는 사람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가온다. 추운 날씨는 내가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고, 계속 생각을 하도록 부추긴다. 한 해의 시작보다 끝에 가까워질수록 정리해야 할 것들이, 준비해야 할 것들이 늘어간다. 겨울의 차가운 날씨는 우리에게 그런 시간을 주는 따뜻한 배려인 것 같다. 밖에 나가서 노는 것도 좋지만 지금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계절이라고 내게 속삭이는 것 같다.


 그렇게 나만의 겨울잠을 끝내고 나면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할 용기를 얻을 수 있기를, 나를 괴롭히던 생각들을 모두 소화하고 성장할 수 있기를, 이전보다 발전한 나이기를 바라면서 나는 올겨울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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