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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글 Feb 03. 2021

유리는 사실 액체다.

유리는 고체처럼 보여도 사실 액체다. 천천히 흘러내려서 눈치채지 못할 뿐이다. 박물관 같은 곳에 전시되어 있는 오래된 유리를 보면 위쪽과 아래쪽의 두께 차이가 있는 경우가 있다.     


나도 유리와 비슷한 속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같은 상태인 것 같지만 내가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흘러내린다는 점이 닮았다. 돌이켜보면 나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여러 일들 때문에 흘러내리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어느 순간 보면 너무 많이 흘러내려서 나를 다스리기 어려울 정도일 경우도 있다.     


우리는 강해 보이고,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날마다 조금씩 닳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눈치를 챘을 때는 이미 너무 많이 흘러내리고 난 뒤라, 소중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뒤일 수도 있다.     


유리는 눈으로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서서히 흘러내린다. 우리도 그에 견주어 손색없을 정도로 몰래 무너지고 있다. 예민하게 신경 쓰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항상 예민하게 자신을 돌아보기는 어려우니, 자신만의 규칙을 정해서 스스로를 돌보는 시기를 정해 놓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가끔이라도 자신을 살펴보자. 너무 많이 흘려 내려서 부서지거나 망가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 보자.     


스스로를 돌보는 것에 여유가 생겼다면 주변을 둘러보는 건 어떨까? 다른 사람들이 흘러내리기 전에 알려주고 잡아주자. 우리 주변의 소중한 사람이 갑자기 다른 모습을 보인다면, 그것은 당장 오늘의 일 때문이 아니라 지금까지 차근차근 흘러내린 것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며 넘어가 주자. 그들의 아픔을 동정하자 그리고 함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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