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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글 Mar 10. 2021

선택과 변화에 대하여

한 가지의 선택이 의도하지 않게 큰 결과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있다. 처음 호기심에 시작했던 담배를 평생 끊지 못하고 피는 경우, 재미로 해본 도박에 빠져 스스로 멈출 수 없는 상황까지 가는 경우들이 예시가 되어준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이지만 앞에 말한 행동들을 시작할 때 결과를 알 수 있었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게는 고등학생 때 한 게임이 그러했다. 풋볼매니저라는 게임이었는데 축구에 관심이 많던 나는 그 게임에 푹 빠졌다. 오랜 시간을 그 게임에 빠져서 시간을 보냈다. 새벽까지 게임을 하다 보니 낮 시간에도 충실하기 힘들었다. 공부 때문에 피곤해하는 줄 아는 가족들에게도 죄책감이 느껴졌다. 호기심에 시작한 게임이 내 일상의 너무 많은 부분들을 차지하게 되었고 죄책감까지 느끼게 만들었다. 돌이켜 봤을 때 게임을 하며 시간과 감정을 쓴 것이 아깝게 느껴졌다. 물론 그 게임을 안 했다고 내 수능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쓴 시간과, 감정이 아깝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반면에 선택의 결과가 처음에 예상하지 못할 만큼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가령 조리하고 있었던 것을 깜빡해서 탄생하게 된 굴 소스, 별 기대 없이 지원했던 학과가 자신의 성향과 너무 잘 맞아서 그쪽 계열로 성공한 사람들이 그럴 것이다. 그 행동의 결과를 알려준다고 해도 직접 결과를 맞이하기 전에는 믿지 못할 것이다.


내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중학교 때 특이한 안경을 쓴 사람이 있었다. 나는 그 안경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말을 걸었다. 그전까지는 대화도 제대로 해본 적 없었지만, 몇 마디 대화를 나눠보자 너무나도 잘 통한다는 것을 느꼈다. 시작은 안경이었지만, 지금도 함께하고 있는 평생의 친구가 되었다. 내가 슬픔도 기쁨도 온전히 나눌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요즘에도, 내 행동들 중에 나중에 후회하게 될 것이란 생각이 드는 행동이 있다. 여전히 멈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오늘 그 일들 중 한 가지라도 그만둔다면, 그것이 어떤 것이 되었든 지금 한 선택은 차이를 만들어 낼 것이다.


내가 했던 나쁜 선택들이 만들어낸 차이처럼 내가 한 선한 선택들도 그런 큰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기를 바란다.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고, 지금보다 나은 10년 뒤의 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렇게 시간이 흐를수록 차이는 쌓여서 지금은 믿지 못할 결과가 나왔으면 한다. 이런 생각이 든 오늘이 내가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빠른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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