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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글 Feb 09. 2022

교실에서의 역할

우리는 각자 역할을 가지고 살아간다. 집에서, 일터에서, 가게에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가지기도 한다. 기억은 흐리지만 내가 초등학생이던 시절에도 반에서 맡은 역할이 있었다.     


교실 안에 크게는 학생과 선생님의 역할이 있다. 선생님은 학생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학생들은 그런 교사를 믿고 따라온다. 그 안에서도 자잘하게 나누어지는 학생들의 역할이 있다. 겉으로 보이는 역할들도 있고 가려져서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역할들도 있다. 그중에서 교실의 구성원 간에 약속을 통해서 정해진 일인일역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누군가는 칠판 정리를 맡고 누군가는 분리수거를 맡는다. 각자 담당하는 역할은 다양하지만 공통점은 교실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필요한 역할들이라는 점이다.     


일인일역은 학생들에게 교실 안에서 주어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성인이 되면 그때는 진짜 자신의 역할을 부여받는다.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꾸준해야 한다. 학교에서 하는 것은 그런 것들에 대한 연습이라고 생각한다. 귀찮겠지만 자신이 우리 반이라는 작은 사회가 돌아가기 위해서 해야 하는 것들이다. 직업과는 다르게 보수가 나오지는 않지만,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점은 비슷하다. 또한 일인일역 부여는 반에 대한 소속감을 높여준다. 자신이 반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서 하는 일이 있다는 점은 학생들에게 자신의 자리가 있다는 느낌을 준다.     


초등학교 때 만난 일인일역에서 지금 내가 사회 속에서 수행하고 있는 역할까지 보고 있자면, 내 일의 역사가 이어지는 기분이었다. 나와 만난 학생들도 역할을 맡고 책임을 지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반에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인일역의 중요성을 느꼈다.     


그래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아이들의 제1번 역할은 장난치는 것이다. 선생님 말씀을 듣지 않고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그들의 일이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의 본분을 알고 웃어 넘겨주는 것이 내 역할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해야 할 많은 일들이 있지만, 즐겁고 알찬 하루를 보내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는 것이 내 기본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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