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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글 May 02. 2022

우리 반 친구의 우울함 극복법

본래 질문의 의도는 자신이 평상시에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이 좋은지, 혼자 있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였다. 따지자면 MBTI에서 자신의 성향이 E 인지 I 인지 물어보는 질문에 가까웠다. 그런데 우리 반 친구는 자신이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을 자신의 기분 상태에 따라서 분류했다.   

  

그 학생은 자신의 기분이 좋을 때는 여럿이 있는 것이 좋다고 한다. 왜냐하면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자신의 행복한 감정을 나눠 줄 수 있어서 좋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반면에 우울한 기분일 때는 혼자 있는다고 했다. 자신의 짐인 우울한 감정을 다른 사람들에게 너무 많이 나눠줘 버릴까 봐 두렵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너무 오랫동안 혼자 있으려 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짐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다 보면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그 감정에 짓눌리게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 친구는 감정을 조금씩 나눠준다. 그래야 상대방도 내 상태를 알고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함께 극복한다. 물론 상대방이 힘들 때 자신도 그 짐을 들어줘야 한다는 점도 잊지 않고 이야기했다.     


내게는 이 글이 내가 만났던 다양한 사람들이 해줬던 우울감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보다 와닿았다.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떠넘기려고만 했다. 그것이 원인이 되는 이야기를 하는 방법이든, 성질을 부리는 방법이든 해소하려고 했다. 나는 내가 그 짐을 견딜 생각을 안 했었던 것 같다. 조금도 들고 있기 싫어 떠넘기기만 했었다.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면 그 사실 자체에 견디지 못하며 어떻게든 털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우리 반 친구는 이미 중요한 것을 알고 있었다. 결국, 그 짐은 내 것이라는 점, 소중한 사람들에게는 좋은 것들을 줘야 한다는 점을 알려줬다.     


오늘도 나는 우리 반에서 선생님을 만났다. 요즘 들어 힘든 일들이 많았다. 내 힘든 일들 때문에 내 주변 사람들도 함께 힘들었을 것이다. 오늘은 소중한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연락이라도 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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