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세계적인 프랜차이즈가 없는 이유 1.

프랜차이즈는 교육과 관리입니다.

by 개똥밭


연재는 하루라도 빨리 이어 올려야 하는데, 워낙 게으른 인간인 관계로... ^^;; 이점 양해의 말씀 드리고요. 지난 번 글에 이어 프랜차이즈 본사 입장의 글을 써 보겠습니다. 참고로 이전 글에도 있지만, 저는 한때 본사를 운영했었습니다.




아마 다들 한 번쯤은 살면서 이런 말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사람 상대하는 일이다”


그래서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자영업계에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런 말이 전승되고 있습니다.


‘장사꾼 똥은 개도 안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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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이 기가 막히지 않습니까? 장사하는 사람들 속이 얼마나 상했으면 그 똥은 개도 안 먹는다고 표현했을까요? 그런데 그 어려운 사람 상대하는 사업이 바로 ‘프랜차이즈’ 즉 가맹사업입니다. 그러니 쉽겠습니까?


자, 각설하고 가맹 본사를 할 때 가장 힘든 게 뭘까요? 이전 회차에서 언급했지만, 표준 레시피를 유지, 즉 메뉴의 퀄리티 표준화와 원부자재 운용입니다. 이게 가장 힘듭니다.


먼저 ‘표준 레시피’라는 것은 음식점 프랜차이즈의 본질입니다. 아무리 삐까번쩍한 금으로 매장을 도배해도 ‘맛’이 없다면 '곧 망할' 프랜차이즈입니다. 심지어 가맹점들 대부분이 표준 이상의 맛을 유지해도 서로 다른 맛을 낸다면 그것도 ‘곧 망할’ 프랜차이즈입니다. 그건 아예 ‘프랜차이즈’라고 말할 수 없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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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가맹점 퀄리티(맛, 위생 등)는 어떻게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을까요? 바로 교육과 관리입니다.


교육은 메뉴 레시피를 기본으로 청결 관리, 접객, 고객 불만접수 그리고 회계 등 정말 다양한 교육을 해야 합니다. 언제까지? 몸에 베도록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야 합니다. 시간과 투입되는 인력은 곧 '비용'입니다. 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은 가맹 본사 대부분이 창업 희망자로부터 받기 때문에 이 부분은 뭐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물론, 요즘은 프차 기업끼리 경쟁도 심회되니 '교육비 면제'를 미끼로 걸기도 합니다.) 문제는 기본도 안된 본사들이 교육비는 받아 놓고 교육은 대충 한다는 겁니다.


실제 제가 가맹했던 모 피자 브랜드의 교육이 그 모양이었습니다. 직영점에서 교육 기간이 1주일이었고 본사 직원들과 똑같은 시간에 출근해서 같이 마감하는 교육이었습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습니다. 문제는 그 교육의 내용이었죠. 본사 교육을 받고 매장 운영한 지 한 달이 경과 했을 무렵 본사에서 매장 점검을 나왔습니다.


평가 결과는 ‘낙제’였습니다. 신규 매장이니 매장 상태와 복장 상태는 물론, 점주의 정신머리(물론 저입니다) 또한 당연히 막 뽑은 차처럼 보기 좋았습니다. 문제는 식자재 관리와 레시피였죠. 본사 직영점이 시쳇말로 ‘야메’로 갈켜 준 겁니다. 매장 직원들이 지들 편의를 위해 꼼수부린 식자재 관리와 레시피를 아무 생각 없이 가맹점주에게 교육한 겁니다. 그때 알아봤습니다. 이 브랜드는 ‘곧 망할’ 브랜드란 사실을 말이죠. 평가 당시 제가 화가 치밀어 평가 직원에게 “니들 직영점 꼬라지나 보고 나를 평가해라!”라고 화를 낸 기억이 있습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인 거죠. 그 뒤는 예상대로였습니다. 해당 프차는 몰락을 길을 걸었습니다. 20년짜리 브랜드가 그동안 쌓아 올린 명성이 무색하게 나락으로 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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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우리에게 위대한(?)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전파한 미국을 볼까요? 현대 프랜차이즈의 조상 맥도날드의 경우 교육 기간이 자그마치 1년에서 1년 6개월입니다. 혹시 여긴 교육이 아니라 ‘세뇌’일지도 모릅니다.


프랜차이즈 피자의 원조 피자헛은 그래도 양반이네요. 2달에서 3달 정도 교육합니다. 정말 징글징글할 정도로 교육합니다. 그런데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중견 프랜차이즈조차 교육이 꼴랑 1주일이었습니다. 참 비교되죠?


자 점주를 교육했다면 뭘 해야 할까요? 그 뒤는 바로 ‘관리’입니다. 관리는 프랜차이즈의 시스템의 코어입니다. 우리나라 브랜드 대부분이 ‘안방 똥개’인 이유가 바로 이 관리 능력이 개차반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한때 운영했던 그 프차가 망한 이유도 이게 제일 컷습니다. (제가 대표였으니 자아비판 하고요) 그런데 관리에는 돈이 듭니다. 즉 운용할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가맹점이 늘면 관리 인원도 늘려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습니다. 모두 비용이니 말이죠.


그러니 비용 아낀답시고 본사가 관리 직원을 최소로 운영합니다. 단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브랜드에 가맹한 점주들에게 ‘본사 직원을 본 마지막 시점은?’ 라고 물으면, 한 달이 아니라 1년 전, 심지어 가맹 후 본 적 없음. 또는 돈 안 내면 찾아옴. 이럽니다. 이러니 뭔 관리가 될까요?


그리고 매장 관리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점주들 심리 기저에 있는 기본적 '반감'입니다. 이건 당연한 거죠. 시어미를 반길 며느리는 없는 게 인지상정이니 말이죠. (있긴 있어도 아주 드물죠) 이런 시스템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던 예전에는 본사 직원 멱살을 잡으며 폭력을 행사하는 점주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다 보니 매장 관리를 넘어 본사와 점주 간 소통이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이걸 안 하면 그건 프차가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프차 대부분 이를 소홀히 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외면'하는 거죠. 껄끄럽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말이죠.


더욱이 우리나라 프차 본사는 이 '관리'를 가맹점 압박용으로 악용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이러니 점주는 본사 직원 얼굴만 봐도 경기를 일으키고 본사 직원은 가맹점 문 앞에서 들어 가지도 못하고 서성거리는 블랙 코미디를 연출합니다.


이번 회차 결론은 이렇습니다. 프차 본사를 하겠다고요? 그럼 점주 교육을 잘 시키십시요. 그 다음 그 교육이 가맹점에 뿌리 내리도록 관리하십시요. 아 근데 점주가 '지랄' 한다고요? 당연한거 아닌가요? 우리 인간 사회가 합리적 이성만이 지배하는 사회던가요? 교육하고 욕먹고, 항의받고, 때로는 모욕을 당해도 다 감내해야 하는 게 '프랜차이즈 본사'입니다.


참고로 본사 대표 시절, 가맹점주 한분이 제 카톡을 차단한 것은 물론 제 연락처까지 차단해 통화도 안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제가 어떤 갑질을 해서가 아니고 로열티 미납과 매장 관리에 대해 소통하기 위해 연락드렸던 건데 말이죠. 무척 속상했지만 우짜겠습니까? 그게 '프랜차이즈'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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