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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똥밭 Dec 08. 2021

오스트랄로 피테쿠스의 라떼는 말야

'요즘 애들은' 언제나 문제였다.

나도 한 때는 요즘 애들이었다.




얼마 전 모임이 있었다. 간만의 만남에 다들 이런저런 이야기 꽃을 피우다 '요즘 애들' 이야기가 나왔다.


"요즘 애들 야근 안 해... 수당 준다고 해도 다 칼퇴근이야..."


며칠 전 읽은 기사에 이런 댓글이 달렸다.


'요즘 애들은 문제가 많아! 8시 출근이면 적어도 7시 20분까지 출근해서 준비해야 하는 거 아냐? 시간 다돼서 출근하고, 어린 녀석이 쓰레빠 질질 끌고 끌고 다니고 윗사람 보고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이렇게 우리 꼰대들은 요즘 애들에게 근성도 없고 예의도 없다며 '라떼는 말야'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울 부모님들은 우리에게 이런 말을 자주 하셨다.

 

"요즘 애들은 삼시세끼 챙겨 먹고 따순 방에 살아서 그런지 헝그리 정신이 없어, 라떼는 말야 한겨울 개울에서 얼음 깨서 물 길러오고, 빨래하고 세수하고 다 했어~"


그런데 우리 부모님의 부모 세대는 우리 부모님들에게 이랬다고 한다.


"니들이 보릿고개를 알어!! 라떼는 말야 농사로 거둔 식량이 다 떨어지는 봄이 되면 먹을 게 없어 초근목피로 연명했어 피죽이라도 먹으면 다행인 줄 알어~"


흠... 이런 식이면 구석기시대 원시인들은 이렇게 말했을 것 같다.


"이것들이 맘모스 발에 밟혀 봐야~ 아 농사짓는 게 정말 행복한 거구나 하지, 라떼는 말야 사슴 한 마리 잡으려고 42.195킬로를 매일 뛰어야 했어!"


그렇다면 우리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존중받고 위로받아야 하는 건 '오스트랄로 피테쿠스'였을까? 아마 그들은 이렇게 이야기했을 것이다.


"이것들이 먹이 피라미드 가장 아랫단에 놓여 봐야 정신 차리지, 라떼는 말야 '돌도끼'는커녕 작대기도 못 만들어서 맨날 숨어 다니면서 굼벵이나 주워 먹었어"  


그렇게 요즘 애들은 꼰대가 되고 그 꼰대는 요즘 애들을 낳고 그 요즘 애들은 꼰대가 되고...




예전 내가 회사 막내였을 때,

나이에 비해 젊은 감각과 유머가 있던 어느 이사님이 이런 말씀을 하신적이 있다.


"고대 로마시대 유적지인 폼페이의 어느 화장실에 이런 낙서가 있데~ "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


믿거나 말거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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