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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똥밭 Dec 31. 2021

싸기 때문이다.

몸 값 비싼 순으로 사라진다.

"AI(인공지능)나 로봇이 본격 활용되면 어떤 직업이 먼저 없어 질까?"


"글쎄...  단순 기능직 아닐까?"


"난 하루라도 빨리 재판에 AI가 도입되었으면 좋겠어, 요즘 판결 보면 화가 치밀어!"


"얼마 전 테슬라가 무인 화물차를 개발하던데.. 그러면 화물차 기사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겠네"


어느 주말, 투잡으로 일하는 가게에서 잠시 한가한 틈에 시작한 신변잡담은 요즘 화두인 'AI와 로봇'으로 옮겨졌다. 난 그 대화에 슬며시 끼어들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난 회계사, 세무사처럼 숫자를 다루는 직종과 변리사, 변호사, 판사처럼 논리적 판단을 하는 직업들이 먼저 사라질 것 같은데... 진단을 하는 의사도 그 대상이고, 벌써 미국은 의료 쪽에  AI를 도입해서 환자 진단에 사용하고 있다고 하더라 "


"에이.. 그런 직업은 수준 높은 직업이잖아요~ 아무리 AI라고 해도 그런 전문 직종이 먼저 없어지겠어요..."  

 

"그 어렵다는 바둑도 AI가 점령했는데.. 충분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내가 생각할 때 로봇이건 인공지능이건 가장 대체하기 어려운 직업은 의외로 '배달'같은 직업 아닐까요? 복잡한 길도 찾아야 하고, 아파트의 경우는 엘리베이터도 타야 하고 많은 사람도 피해야 다녀야 하고... 이건 당분간의 거의 불가능하겠네~"

이들은 짐도 옮기고 문도 열고 춤도 추고 텀블링도 한다. 단지 비쌀 뿐이다.

"그럴까? 사실 지금 당신이 이야기한 그 기능은 현재의 기술로도 다 구현이 가능해~ '보스턴 다이내믹스'라는 회사 들어봤어? 걷는 건 기본이고 체조선수처럼 텀블링까지 하지, 아마 엘리베이터 버튼 누루는 정도의 기능은 껌 씹는 수준일걸~"


"근데 왜 도입 안 하고 있어요? 요즘 배달 기사 못 구해서 난리인데 그런 거 만들면 대박 치는 거 아닌가?"


"왜 그렇겠어? 우리 인간이 그 로봇보다 훨씬 싸니까 그렇지~ 전문직들은 몸값이 비싸니 가성비 차원에서 현재도 AI 도입이 비용적으로 경쟁력이 있지만,  배달과 같은 단순 노무직은 우리 인간이 훨씬 싸거든~ 이게 바로 자본주의가 만든 아이러니 아니겠어~"


'......'


"왜 씁쓸해? 그게 '효율과 가성비 '를 추구하는 우리 세상이잖아 대체되는 그날까지 우리가 아직 이용 가치가 있는 존재임을 만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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