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낫낫일지

유기농 진심

스프라도 끓여줄 걸 그랬어

by 낫낫

며칠 전,

동료와 함께 점심을 사러

회사 앞 샐러드 가게를 다시 찾았다.


나는 평소처럼 샐러드를 골라 계산을 마쳤고,

같이 간 동료는 한참을 망설였다.

속이 안 좋아서, 오늘은 샐러드를 못 먹겠다고 했다.


그때 사장님이 조심스레 물으셨다.

“어머, 동료분은 주문 안 하세요?”


그는 조금 미안해하며 답했다.

“제가 위염이 있어서요… 오늘은 죽 먹으려고요.”


사장님의 얼굴에 안쓰러움이 스쳤다.

“세상에, 위염에 걸리셨어요?

아휴, 내가 알았으면 스프라도 끓여놓는 건데…

요즘은 스프를 안 팔아서, 재료가 없네요.

빨리 나으세요. 아파서 어째. 진짜…”



사무실로 돌아와

또 다른 동료에게 이야기를 전했다.


그랬더니 그가 말했다.

“어? 저도 어제 퇴근길에 그 사장님 마주쳤었는데,

먼저 알아보시고 엄청 반갑게 인사하시던데요?”



며칠 뒤,

우리는 또다시 그 가게를 찾았다.


이번엔 점심 마감 직전.

진열대엔 샐러드와 샌드위치 몇 개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우리는 샐러드를 하나씩 들고

계산대 앞에 섰다.


그 순간,

사장님이 웃으며 말했다.


“이거 그냥 다 가져가세요.

오늘 떨이 치우고, 빨리 집에 가고 싶네요!”


그러더니 남아 있던 샌드위치까지

덤으로 담아주셨다.



돌아오는 길,

동료가 말했다.


“사실, 처음 그 사장님 봤을 땐

인상이 너무 차가워서

말씀하시는 게 다 립서비스인 줄 알았어요.


근데 오늘도 그렇고, 전에도 그렇고…

다 진심이신 것 같아요.

정말 따수우신 분 같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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