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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오늘 Jan 18. 2022

3화) 특급비법을 전수받다! 재활용 화분의 대가

[옥상의 자연인이 사는 법 : 도전! 식량기르기]

이 글은, 완벽한 자연문맹이었던 도시인 '나자립 씨'가 옥상에서 식물(식량)을 길러 자급한 1년의 이야기입니다. 아무 생명체가 살지 않았던 녹색 방수페인트 행성이 80여 종이 넘는 식물과 다양한 생태계가 이루어진 옥상 낙원으로 변신한 놀라운 천지창조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주워온 스티로폼 박스에 토종작물을 심고 생태 순환농사로 길렀습니다. 직접 모든 씨앗을 받고 나누었습니다. 그 좌충우돌 재밌는 경험을 나누려 합니다 :)



4째 주 (3.1~7)



쑥쑥 커가는 첫째와 둘째

열심히 물을 먹기 위해 뿌리가 배지 아래까지 길게 만들어져 뻗어 나와 있다. 어서 더 넓은 땅(흙)을 마련해줘야겠다. 마음이 급해진다.

아침과 저녁 사이 5-6시간 차이인데도, 놀랍게 쑥쑥 큰다. 나와 같이 '나얼의 음악세계' 선곡 음악들을 하루 종일 열심히 듣고 있다. 아주 리드미컬하고 쏘울 넘치는 그루브 태교를 해주었으니, 분명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이 될 것이다.


* 나얼의 음악세계 : https://www.youtube.com/c/NAMMSE나얼의음악세계


둘째 잎에 공처럼 매달려서 삔처럼 꼽고 있는 들깨 껍질이 어찌나 귀여운지.

내 파!


처음엔 뭘 몰라서 (너무 개념이 없어서) 그냥 싹둑싹둑 위에서부터 다 잘라먹었는데, 가만 보니까, 잘린 줄기 옆으로 새로 잎 줄기들이 나와서 자라나고 있다. 그래서 그다음부터는 자라나는 줄기는 살려두고, 가려서 잘라먹고 있다.


무당벌레가 묻힌 파밭 ㅠㅠ. 슬프다.



특급 비법을 전수받다!

바로 코 앞에 멋진 선생님을 두고 몰라보고 있었다. 앞집 할머니께서는 바깥 길에 스티로폼들로 밭을 만들어 농사를 지으시는데, 올해도 준비 중이신 것이다. 이것저것 물어 비법을 전수받았다.


'스티로폼'박스와 '양파망'이라니!!!! 최고로다. 이 멋지고 공짜인 재료들을 두고, 화분을 사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다니! 이리 바보 같아 보일 수가 없었다. 


오늘의 가장 큰 지혜 수확이었다. 할머니들에게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자주 나가서 농사 비법을 배워와야겠다.



드디어 막내까지 태어나다!

호오~ 셋째는 안 나오나 보네.. 하고 있었는데, 오늘 드디어 알을 깨고 태어났다! 이 기쁨! 들깨 삼 형제가 모두 반짝~ 하고 건강하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반갑다. 얘들아.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재활용의 대가, 모든 화분은 쓰레기에서 재탄생시킨다

귀여운 들깨 삼 형제. 까꿍.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어 어서 드넓은 전용 흙 밭을 만들어 옮겨줘야 하는데! 하고 마음이 급해졌다.

점점 커가는 스티로폼 대농의 야망.

오늘 골목 채집을 열심히 하다가 아주 운 좋게, 딱 좋은 깊은 깊이의 투명 플라스틱 통 2개를 발견했다. (본, 새우젓 통) 깨끗이 씻은 후, 이제 우리 들깨들의 안락한 집으로 다시 태어나게 해 줄 준비를 하였다.


나머지 도기 항아리는 퇴비 만드는 함으로 쓸 것! 아주 딱이야.

달군 송곳으로 아래 구멍을 뽕뽕!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뚫어야 하는 것이 포인트! 


플라스틱이 녹으면서 아래로 밀려버리기 때문에 바깥으로 우툴두툴하게 나온다. 안쪽으로 생겨버리면 물이 빠지지 않겠지? 자연스럽게 받침대처럼 바닥에서 띄워지는 효과도 있다. 굿.

안 쓰는 플라스틱 반찬통을 물 받침으로 하니 사이즈가 아주 맞춘 것처럼 딱!

바닥의 여러 후보들. 흙이 빠지지 않게 막아줄 망사로 여러 가지를 쓸 수 있겠다.


비싸게 돈 주고 사 와야 하는 플라스틱 망도 있고, 양파망, 꽃 포장에 쓰이는 망사 등.. (꽃 선물 받고 나면 남는 건 이 포장지뿐이다. 돈 아까우니까 제발 선물은 꽃 대신 먹을 거로..)

이 여러 후보 중 역시 양파망이 짱이다!

양파망 깔고 돌 좀 깔고 (아쉽게도 당장 갖고 있던 돌이 모자라서) 그 위에 아쉬운 대로 다육이 전용 모래 같은 것 들 있던 걸로 채웠다.



처음으로 흙으로 옮겨 심어지는 꼬맹이들!

드디어 흙을 담고, 물로 촉촉이 이불 깔아주고.. 설렘 반, 긴장 반으로 대기하고 있는 들깨 꼬맹이들.

드디어 하나씩 들어서! 뿌리내린 수경재배 암면블럭 그대로 흙에 묻어준다. 애기 이불 같은 느낌으로 친숙한 그곳과 함께해라.

셋째는 추가 통 하나 더 구해오면 방 만들어주기로! 아직은 꼬맹이니까.

들깨 첫째, 둘째, 그리고 파밭과 애기 셋째. 나의 귀여운 가족들.


(다음 편에 계속)



* 이 시리즈 전체 보기 : https://brunch.co.kr/magazine/natoday1


*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는, 이 작가의 비법이 궁금하다면?

[하루한걸음 Daily Project] 소개 & 참여 : https://blog.naver.com/cocolikesun/222636226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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