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종민 Apr 03. 2019

수포자였지만
대학수학에 관심 있다면(1)

교양인을 위한 대학교 수학 리뷰

수학은 어렵습니다.


고등학교 수학은 우선 이게 도대체 어디에 쓰이는 건지 모르겠어서 재미없죠.

그래서 수포자가 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이해가 됩니다.

그래도 고등학교 때와 대학교 때의 수학이 다른 것은,

대학 때는 최소 수학을 어디에 쓰는지는 감이 온다는 겁니다.


그치만 대학 수학도 어렵습니다.

문과인 철학과로 입학해서 물리학과로 전과했기 때문에 저 역시 너무나도 잘 압니다.

사실 저는 아예 고등학교 때부터 쌩문과는 아니었고, 이과 진학을 염두에 둔 적이 있어 따로 공부를 했었음에도 대학교 수학은 정말 많이 달랐습니다. 

내 인생 수학 최초의 쓴 맛, 해석학


보통 공대 혹은 자연대에서는 2년에 걸쳐 공통으로 수학을 배웁니다. 전기/전자, 화학공학, 물리학, 수학 등 다양한 전공이 있지만 2년 간 비슷한 내용을 다룹니다. 이후에 세부적인 전공을 다루면서, 그동안 배웠던 수학적 내용을 어디에 응용하느냐에 따라 세부 전공이 결정되는 셈입니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컴퓨터를 비롯한 공학 기술이 산업을 주도하는 시대에 <공통 대학 수학>정도의 내용을 알고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맨땅에 헤딩했던 저의 경험을 담아! 고등학교 때 수포자였더라도 이해할 수 있는! 교양인을 위한 대학수학 리뷰!


1. 수학과에서 다루는 수학과 다른 전공에서 배우는 수학은 이름만 같다.

수능 수학을 잘하면 수학과 전공 수학(이하, "수학과 수학")도 잘하지 않을까. 제가 했던 가장 큰 착각 중 하나였는데요. '고등학교 수학을 좋아했으니까 수학과로 가야지!' 생각한다면 정말 말리고 싶습니다. 게다가 수학과를 제외한 다른 전공들에서 배우는 수학과, "수학과 수학"은 역시도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무슨 차이?


공대, 자연대에서 다루는 수학은 결국 이해 혹은 문제 풀이를 위한 수단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사용하는 수학도 많이 한정적입니다. <과거에 수학 전공자들이 열심히 뚝딱뚝딱 만들어서 현재는 내용이 잘 정립되고 합의된> 것들을 가지고 문제를 풀거든요.


실제 세계를 풀기 위한 수학 모델


게다가 모든 문제를 무쌍으로 풀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감히 복잡한 세상을 수학 같이 단순한(?) 공식들만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문제 상황을 최대한,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어서 수학 식에 맞도록 합니다.(이 과정에서 몇몇 요소들은 무시하기도 합니다.) 이를 Idealization, 혹은 Modeling 이라고하는데요.  이상적인, 혹은 문제 상황에 적합한 모델을 골라서 푼다는 점에서 적절한 용어인 것 같아요.


반대로 "수학과 수학"은 ...실제 자연/공학의 문제와 상관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수학과에서 수학을 배우는 것은 수 많은 게임들을 한 번에 배우고, 만들고, 테스트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체스라는 게임의 규칙과 용어, 바둑이라는 게임, 할리 갈리 등...각 게임 별로 고유 특징이 있지만 또 나름의 공통점도 있겠죠? 그래서 현대 수학의 연구분야는 매우 추상적인 논리학 게임을 만드는 것과 유사합니다.


매우 추상적인 게임과도 같은 "수학과 수학"


도대체 실제 문제를 푸는데 수학이 어떻게 도움이 될까요? 그건 저도 참 신기한데요. 하나의 예시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이를테면 역사적으로 물리학과 수학이 깊은 연관이 있는 분야가 많았습니다. 자연세계의 문제를 풀고 설명하기 위해서 "모델링(Modeling)"을 해야하는데, 기존에 존재하는 수학 논리로는 설명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른 게임 말과 규칙을 필요로 하는 거죠.


이럴 경우 물리학자와 수학자가 협업해서, 문제 상황에 적합한 "새로운 논리 게임을 직접 만들어 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혹은, 이미 수학자들이 기존에 개발해 두었지만 묻혀있던, 그런데 새로운 문제 상황에 적용하기에는 사실 너무나 적합한 "논리 게임"을 찾아내는 겁니다. 이 기막힌 경우가 사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입니다. 특히 그의 특수 상대성 이론은, 기존에 이미 로렌츠라는 수학자가 개발했던 수학으로부터 출발합니다.


결국 수학과/자연대 or 공대의 구별은 논리게임을 만들고 배우느냐, 이미 개발된 논리게임을 적용하느냐의 문제일 수 있겠네요:)


2. 그래서, 대학 공통 수학이 뭐야?

단언컨대 <미분/적분>과 <선형대수학> 이 두 가지 입니다. 

아까 공학과 자연과학은 "모델링Modeling"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러한 모델링의 결과가 바로 "방정식"입니다. 문제 상황을 단순하게 만들고, 그래서 적합한 수식과 공식을 이용하면, 문제 상황에 해당하는 방정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대학 수학의 핵심


사실 방정식 그 자체는 혼자서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방정식이라는 것은, 해를 구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2X-5=0 이라는 방정식을 생각해보자구요. 간단한 계산을 통해 우리는 X=2.5라는 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해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은  상황에 대해서 우리가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세상의 많은 사건들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고, 해를 구할 수 없는 방정식이 많습니다. 방정식 자체는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요. 대표적으로, 우리는 바깥에서 부는 바람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가 없는데요. 그 이유는 바람의 움직임을 설명해주는 함수해(Solution function)를, 방정식을 통해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비선형 미분방정식계의 미해결 난제, 나비에 스톡스 방정식


따라서 방정식을 세우는 방법, 현재까지 우리가 쉽게 풀 수 있는 방정식들, 혹은 매우 어려운 문제를 단순하게 만들어서 쉽게 해를 구할 수 있도록 조작하는 것들이 바로!

미적분학과 선형대수학입니다.

위에서 언급드린 대로, 나름 잘 확립되어있는 수학 과목들이기도 하구요!

그러니까 미적분학이 무얼 하는지, 선형대수학이 무엇을 하는지만 대략적으로 알면

공통 대학 수학 레벨은 대충 짚고 넘어가시는 것인 셈이죠!^ㅡ^


그래서 다음 포스팅에....! 미적분학과 선형대수학을 간략히 다루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과학은 정말 '진리'일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