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군산에 있는 큰언니를 보기 위해 1박 2일로 다녀왔습니다. 언니는 현재 요양병원에 계십니다. 파킨슨병으로 인해 혼자서는 거동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오랜만에 언니를 외출시켜 언니의 집으로 모셔와 조카와 친지들과 함께 하루를 보냈습니다. 웃고, 이야기하고, 옛이야기를 나누는 짧지만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하루는 제게 깊은 생각을 안겨주었습니다. 언니는 이제 83세입니다. 그런데 같은 나이의 사람들조차 너무나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실감했습니다. 어떤 83세는 여행을 다니고, 취미 활동을 즐기고, 또 다른 이는 여전히 현역처럼 일을 하고 있습니다. 반면 언니처럼 하루 대부분을 병상에서 보내는 분들도 있습니다.
예전엔 평균수명이 짧아서 80을 넘기면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100세 시대입니다. 누군가는 60대부터 서서히 삶을 마무리하고, 또 다른 이는 80대에도 새 삶을 시작합니다. 나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느냐,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고자 하느냐입니다.
그 차이를 만들어내는 요인은 무엇일까요? 저는 크게 네 가지를 떠올렸습니다.
첫째, 운(運)
우리는 누구에게나 ‘운’이 있다고 말합니다. 태어난 환경, 유전자, 인생의 만남, 우연한 기회들. 이 운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운이 좋았던 사람도 그것을 지키고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없었다면 그 운은 쉽게 사라집니다. 따라서 운은 선물처럼 오지만, 그것을 이어가는 건 결국 우리의 몫입니다.
둘째, 기적
기적이라는 말은 거창하게 들리지만, 사실 우리 삶엔 작고 소박한 기적들이 늘 존재합니다. 병세가 호전되는 일, 오랜 친구와의 재회,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는 순간. 이런 기적은 때로 간절한 바람과 포기하지 않는 마음에서 태어납니다. 언니와 함께한 하루도 제게는 기적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병상에만 계시던 언니가 오랜만에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웃고 있다는 그 장면이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셋째, 행동.
노년의 삶은 결국 젊었을 때의 ‘선택’과 ‘실천’의 총합입니다. 운동을 조금 더 했더라면, 건강한 식습관을 가졌더라면, 마음을 다스리는 연습을 더 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행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은 산책, 가벼운 스트레칭, 꾸준한 독서, 사람들과의 교류가 노후의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넷째, 자신 돌봄.
많은 이들이 가족과 사회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노후에는 ‘나’를 돌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돌봐야 합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며, ‘나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을 잘 돌보는 사람이 결국 더 오래, 더 깊이 사랑을 나눌 수 있습니다.
이번 1박 2일은 단순한 방문이 아니었습니다.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작은 이정표가 되어주었습니다.
건강하게, 의미 있게, 그리고 후회 없이 나이 들기 위해 오늘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그 질문이 머릿속에 맴돕니다.
CANI!
지속적이고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