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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메달 Mar 29. 2020

건축과 도시, 교육

건축이 정규 교육 과정에 들어와야 해

1.
건축과 도시에 관심을 가지고 그 관련 책이며, 자료를 읽기 시작한 지가 근 10년은 된 것 같다. 어디에 꽂히면 일단 닥치는 대로 읽는 탓에 읽는 것에 시간 할애를 좀 많이 했고. 그러다 이런저런 회의단이나 자문단에 참여를 하기도 했다만. 어느 한계선을 보면서 요즘은 그냥 방관자가 되어 버린 셈이다.

일단 나는 그 관련 전공자가 아니어서 내 말에 힘이 안 실리고. 두 번째는 도시나 건축 전공자 외에 일반 시민이나 공무원들은 '도시' 나 '건축'을 딱 하드웨어에만 관심 있지, 소프트웨어에는 그냥 강 건너 불구경한다는 것이다. 사실은 관련 전공자들 조차도 말랑하지 않다는 느낌이었다는 거. 그냥 높이 쌓고, 공간만 만들면 엄청난 일을 한다는 착각에 빠져있더라는 것. 그게 한계더라.

하여 이거 우리나라 정규 교육 과정에 사회, 음악, 미술, 체육처럼 교과목으로 '건축' 혹은 '도시' 이런 것을 넣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곧잘 했다.
기초 이론으로 도시나 건축을 학습해 두면 나중에 어른 되어, 도시가 망가지는 것에, 건축이 고층으로만 올라가는 것에, 시민들 행동반경이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준법정신에 대한 기초학습을 어릴 때 했으니, 그 관련 문제점이 보이면 우리는 소위 공동체 운동이나 참여로 제한하고 의견을 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도시가 오직 고층으로 빡빡하고 그 고층이 재산의 가치로 남고, 그 안에 숨 쉬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점점 낮아진다는 것을 도시 곳곳에서 보는 것, 정말 슬픈 일이다. 왜 모든 도시 계획이 일산과 분당처럼 아파트촌이어야 하고, 혁신도시라는 이름을 건 곳은 죄다 판박이처럼 같은 형태의 건축물로 박제로 만들어 두었는지 그거 참 모를 일이다. 왜 아파트가 주거공간의 쉼터보다 재산증식의 도구로만 비치는지 그것도 참 모를 일이다.

결국 우리는 어릴 때부터 도시나 건축에 대한 미학을, 혹은 공간설계에 대한 소프트웨어적 접근을 배워 본 적도 고민해 본 적도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도시는, 공간은, 건축은, 그냥 뻗어 나는 도구로만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 우려를 평범한 소시민인 내가 그냥 해 보는 것이다.

2.
2019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청주에서 하는데, 이번에 청주 독서대전 책 세 권 중에서 유현준 교수(건축학과)의 '우리는 어디에서 살 것인가'라는 책이 선택되었더라. 내가 독자로 보면 이 책의 전작(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이 더 낫더구먼. 그럼에도 건축과 도시인문학 관련이 대중서로 자리매김한다는 것은 가치 있다 생각한다.

도시, 건축 전문가들의 글이나 좀 더 다양하게 나오면 좋겠고, 그 관련 세미나나 포럼이 좀 더 재미있게 더 쏟아지면 좋겠다.

도시는, 건축은, 그게 전문가들만 향유하는 그런 것
 개별적 가치만 있는 거 아니지 않은가. 일상의 소소함이 묻어나는 쉼터이고 일터 아닌가, 말이다.
도시가 숨을 쉬면 좋겠다. 정말로.

3.
문창동 팥칼국수를 먹고, 너무 배가 불러 꼬냥꼬냥 하다가 저녁 8시도 되기 전에 잤다. 그러다가 이 한 밤에 깨어서는 이런 글을 쓰고 있다..ㅋ


2019.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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