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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메달 May 29. 2020

언택트의 개인 취향

나는 곰이었어

스타벅스에 사이렌 오더, 라는 게 있구나. 미리 앱으로 주문하고 시간 맞추어서 찾아가는 것이라네. 이런 게 있는지 몰랐네. 이게 2014년에 시작되었는데 2020 언택트 시대에 작년 대비 25% 성장했다고. 줄 안 서도 되고 직원이랑 긴 말 많이 안 해도 되고.

언택트 시대의 상황들이 나는 좀 취향에 맞는 것 같아. 택배 와도 벨 누르지 않고 톡으로 남기고 그냥 문 앞에 두고 가는 것도 너무 좋고. 옆 사무실 1월에 새로 입주했는데 서로 굳이 인사 안 하는 것도 좋고. 낮에 일 해도 불쑥불쑥 문 두드리며 이거 먹어라, 저것은 뭐냐... 등등 일절 말 걸지 않아서 좋고. 사람을 어쩌다 만나도 같이 밥 먹는 것 안 해도 좋고. 사실 차 한 잔은 몰라도 밥 같이, 특히 내 먹는 취향을 잘 모르는 사람들과 밥 같이 먹는 것 좀 싫어한다. 내가 안 먹는 것을 일일이 설명하기도 귀찮고. 하여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밥은 당연히 패스하니 이 또한 내 취향에는 맞는 것 같다.

언택트가 내 개인생활에는 맞으니 이제 '일'만 비대면 할 수 있는 것을 잘 찾아서 생존하면 되는데 그게 큰일이다. 그럼에도 또 다른 시장으로의 도전일 수 있겠다고 마음먹고 있다.

내가 이렇개 개인주의 사람이었는지 새삼 또 느끼고 있다. 평소 혼자 노는 걸 좋아한다, 정도였는데 이 정도로 개인주의 찬양자인 줄 몰랐네. 거의 곰, 이다. 곰. 여하튼 이 상황을 잘 버티고 적응해 보자.
또 뭐든 방법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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