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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메달 Nov 14. 2020

아이들 자존감

인정받은 만큼 생긴다

지인과 어릴 때 했던 심부름 이야기를 했는데, 지인 왈

"어머, 사랑 많이 받았네요"

하더라. 아... 그런가요? 하고는 생각해 보니 내 초등학교는 셀럽이 맞았다. 내 인생 전체에서 유일하게 셀럽으로 지낸 날들인가, 하는.
ㅋㅋ

초4 때는 근 1년간 명덕로터리 앞 한일은행에 쌤 통장 입출금을 거의 한 것 같다. 심지어 수업 시간에도 심부름 다녔고, 어떤 날은 너무 추워서 손 호호 불면서 짜증 내면서 다녀왔던 기억이 난다.

초6 때는 영선과 명덕을 오가는 쪽지 심부름을 정말 많이 했다. 소위 부부의 연락병 같은. 교무실에서 전화하기 힘든 것들이 있었나, 암튼 내 담임은 일주일 두 번 이상을 남편에게 보내는 쪽지 심부름을 시켰고. 방과 후 담임선생님 1학년짜리 딸의 숙제 봐주는 것도 내가 정말 많이 해 줬다. 뭐 입학식 때도 운동장에서 아이 손 잡고 내가 줄 서 있었으니.ㅋㅋㅋ

나는 이런 걸 단순히 심부름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내 지인은 담임쌤들이 나를 많이 신뢰한 것 같다고 하더라. 그 말 듣고 생각해 보니 셀럽 맞더라.ㅎㅎ 언제나 칭찬받았고, 언제나 인정받았다. 초등학교 때 받은 선생님들의 사랑이 사실은 내게는 살아가면서 자양분이 많이 되었구나, 싶다.

특히 6학년 담임쌤은 내가 사십 대에 강의한다고 나오니, 자신이 아끼는 반지를 주셨다. 사십 대, 자신이 교사로 일을 많이 할 때 늘 끼고 다닌 반지인데 그게 행운을 주더라, 하면서. 그것도 다른 친구들에게 이야기하지 마라, 고 하면서 몰래 주셨다.ㅋㅋㅋㅋ 무려 18K 반지 제법 묵직한 것으로(이렇게 속물). ㅎㅎ 그 덕분이었을까. 강사 시장 진입 수월하게 했고, 병아리 시절도 짧았다.

그래도 나는 사랑 많이 받았구나, 그 생각하니 갑자기 울컥하더라는. 그 받은 사랑, 나는 얼마나 나누고 있나 싶다니깐. 그 사랑을 덜 나누어서 셀럽은커녕 무수리로 지내고 있나 보다. ㅎㅎ


ㅡㅡㅡ

아이의 자존감은 딱 어릴 때 어른들부터 인정받은 만큼 생긴다는 것. 그게 참 중요한 포인트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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