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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메달 Jul 03. 2022

혼밥

이제는 혼밥도 자연스러운 문화, 그 선입견에 대하여

코로나로 이제는 혼합도 지극히 자연스러워졌다. 2019년 오늘은 그 혼합이 지방에서는 낯설었다고 페북이 기록하고 있다. 그 이야기를 퍼 왔다.


ㅡㅡㅡㅡㅡ




지방은 아직 혼밥의 개념이 약해서일까. 두 번씩이나 그렇게 포장해서 주더라.


길 가다 쫄면이 먹고 싶어서 길거리 분식집에 들어갔다. 여기 쫄면 하나요, 라는 주문을 했고. 좁은 가게에 자리가 여의치 않아서 밖에서 기다릴게요, 했고. 그러다 손님이 우르르 나가길래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한참 후 "쫄면 나왔어요" 해서 내가 우두커니 쳐다봤는데 안 가져다주는 거다. 그제야 다시 봤더니 이미 꽁꽁 포장되어 있었다. 포장이냐고 물어도 안 봤고, 나 역시도 포장해 주세요,라고 말을 한 적이 없다. 그게 월요일 일이다.


다시 오늘 죽 가게에 갔다. 오후에 몸이 나른하던 차에 죽집이 바로 보이길래, 야채죽을 주문했다. 점심은 지났고 저녁시간은 아직 안 된 시간이라 가게에 손님은 나 밖에 없었고. 당연히 나는 자리 잡고 앉았는데, 한참 후 야채죽 나왔습니다,라고 또 외치는 것이다. 하여 고개 들어보니 이미 쇼핑백에 포장이 딱 되어 있는 거다. 어, 저 먹고 가려고 했는데요, 했더니. 혼자 와서 당연히 포장인 줄 알았단다. 그제야 생각해 보니 계산할 때 야채죽 한 개인가요?라는 질문을 했던 것 같다. 그 말에 혼자 온 사람이 그럼 두 개 먹냐, 하는 중얼거림을 속으로 했는데 그 말은 그게 아니었다. 포장인데 하나만 가져가냐, 하는 것이었구나.


어쩔 수 없이, 아니 본의 아니게 쫄면도, 죽도, 포장한 제품을 집으로 들고 왔는데. 나는 일단 포장재에 음식이 담기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사람이라 어지간해서는 포장해서 집으로 잘 안 들고 온다. 배달음식 당연히 싫어하고 커피도 종이컵에 담기는 것을 싫어한다. 뜨거운 것을 종이컵에 부으니 접착제 냄새가 나더라고. 그리하여 어지간해서는 종이컵으로 커피도 안 마시는데. 혼자 갔다는 이유로 포장재에 담긴 음식을 먹게 되었고, 그 쓰레기 치우는 것도 귀찮은데 집에 와서 쓰레기 더미를 만드는 것에도 보탰다.


선입견이 주는 힘이다. 혼자 가면 당연히 포장일 것이다는 추측이 엉뚱한 결과를 만들었고. 나는 그 선입견에 의해서 희한하게 포장 음식을 먹었다. 이런 된장!!!!!!!


ㅡㅡ

몸이 주는 신호에 조금 더 예민하기

2019. 7.3 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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