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얏나무 꽃이 질 무렵

그림자 속의 불꽃

by 나바드

산을 넘은 의병들은 깊은 숲속으로 몸을 숨겼다. 가야산을 따라 일본군의 추격이 계속되고 있었지만, 그들의 걸음은 가벼웠다. 밤하늘의 별들은 여전히 빛났고, 그 빛은 길을 잃지 않도록 인도하고 있었다.


“놈들이 더 가까워지고 있다.”


김명규가 숨을 죽이며 말했다. 그는 바위 뒤에 숨어 숲 아래쪽을 내려다보았다. 일본군의 횃불이 검은 그림자를 길게 드리웠다.


“숲은 우리 편이오.”


장혁이 낮게 속삭였다. 그는 손에 들린 단검을 꼭 쥐었다. 숲속의 그림자처럼 움직이며, 바람처럼 스며들어 적의 허를 찌르는 것, 그것이 의병의 방식이었다.


박차정이 손짓했다. 그녀의 손에는 작은 불씨가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불이 아니라, 일본군을 유인하기 위한 신호였다.


“동쪽에서 불을 피우자.”


“놈들은 그곳으로 향하겠지.”


“우리는 그 틈을 타 북쪽으로 빠져나간다.”


계획은 단순했지만, 효과는 강렬할 것이었다. 김갑이 조용히 불씨를 옮겼다. 마른 잎들이 타들어가며 작은 불꽃이 일렁였다. 바람이 불었다. 그리고 불꽃은 춤을 추듯 타올랐다.


순간 일본군의 함성이 들렸다.


“불이다! 동쪽에 의병이 있다!”


놈들은 혼란에 빠졌다. 어둠 속에서 불빛이 커지자, 일본군은 그곳으로 몰려갔다.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의병들은 빠르게 반대편으로 이동했다.


“이제다. 북쪽으로.”


장혁이 손짓했다. 의병들은 숲을 따라 조용히 사라졌다. 일본군이 도착했을 때, 그들은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날 밤, 불꽃은 그림자를 만들었고, 의병들은 다시 한번 사라진 듯 살아남았다.




역사적 사실 및 인물 각주


1. 의병들의 교란 전술 - 독립군과 의병들은 작은 불씨를 이용해 일본군을 유인하거나 교란시키는 전략을 자주 활용했다.

2. 박차정 (1910년~1944년) - 의열단의 여성 독립운동가로, 기만 전술과 폭탄 투척 등의 전투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3. 숲속 게릴라 전투 - 산과 숲을 이용한 기동전은 의병들에게 유리한 전술이었으며, 일본군의 대규모 병력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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