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의 창고
누구의 의견이든 존중받아야 한다는 전제하에, 저는최근 직접 경험한 바탕으로 이 이야기를 남기려 합니다. 동남아 대부분은 치안이 불안정하다는 인식이있지만, 요즘 유독 사건·사고가 자주 들려오는 곳이 캄보디아입니다. 심지어 성인 남성인 저조차도 꽤 위협적인 분위기를 느꼈습니다.
캄보디아와 베트남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육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베트남에서 캄보디아로 넘어갈 때, 출입국관리소에서의 대기 시간은 보통 2시간 내외지만, 웃돈을 건네면 새치기나 빠른 처리를 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여기서부터 불안감이 시작됩니다.
국경을 넘는 순간, 베트남에서 사용하던 휴대폰 유심은 작동하지 않습니다. 미리 캄보디아용 유심을 구매하거나, 최소한 로밍을 준비하는 것을 강력히 권장합니다. 인터넷이 없다는 건 곧, 현지에서의 흥정이나 경로 확인 등 모든 정보가 차단된다는 뜻입니다.
출국 게이트를 지나면 곧바로 ‘삐끼’들이 달라붙습니다. 그들은 현지 교통수단을 타라고 유혹하며 흥정을 시작합니다. 평생 그 일을 해온 전문가들이라, 여행자 입장에서는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습니다. 이때 ‘인터넷이 있다면 Grab(그랩)’을 부르거나, 그랩 요금을 기준으로 흥정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저는 그 순간 인터넷이 되지 않았고, 결국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해진 목적지가 있었음에도, 그 운전기사는 엉뚱한 곳에 저를 내려놓고 다시 협상을 요구했습니다. “원래 목적지까지 가려면 돈을 더 내라”는 겁니다. 주변은 낯설고,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할 수 있는 건 그저 웃돈을 건네는 것뿐이었습니다.
혹시라도 여러분이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출입국 사무소에서 마주치는 한국 여행자들과 동행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사람 보는 눈이 맞다면 말이죠. 관상은 과학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더 큰 문제는 캄보디아가 이미 ‘중국화’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일대일로’ 정책 이후, 이곳은 카지노와 불법 사무실로 가득 찬 무법천지가 되어버렸습니다. 그 어떤 사건이 벌어져도, 현지 경찰은 속수무책입니다.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라고 배웠지만, 이곳에서는 도덕은 사라졌고, 법은 돈의 눈치를 보는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천민자본주의가 전면화된 나라,
돈이면 모든 것이 용서되는 구조,
그 속에 서 있는 여행자는 늘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