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정류장

그 녀석 작사

by 나바드

제목: 텅 빈 정류장


비가 오고 있었어

내 우산은 없었고

버스는 한참을 오지 않았어

너는 안 오는 게 맞았고


깊어가는 저녁,

가로등 밑에 앉아

발끝에 고인 물을

괜히 툭툭, 차 봤어


기다린다는 건

누군가 돌아온다는 뜻이 아니라

내 마음 어딘가에

아직 그 사람이 있다는 뜻이야

그래서 오늘도

텅 빈 정류장에 있어


뒷모습조차 잊었는데

왜 이름은 잊히질 않는 걸까

누군가 내 옆에 앉아도

그 자리는 너였어


기억은 어둠 속 불빛

멀리서 깜빡이고

다가오지 못한 채

늘 그 자리에만 있었지


기다린다는 건

누군가 돌아온다는 뜻이 아니라

내 마음 어딘가에

아직 그 사람이 있다는 뜻이야

그래서 오늘도

텅 빈 정류장에 있어


버스가 와도

난 타지 못해

그 길 위에

너의 그림자가 없으니까

돌아서는 뒷모습도

없으니까


비가 멈춘 정류장

젖은 벤치에 앉아

아무도 오지 않는 길

오늘도 혼자 바라봐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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