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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달이 참 밝습니다.

습작의 창고

by 나바드
<저작권 시한이 만료된 작품이라, 그냥 출처 없이 올립니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니 달이 유난히 밝다.

소설이나 영화에서 '오늘 밤 달이 참 밝습니다.'

라는 말은 종종 사랑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등장한다.
어떤 이들에게 달은 설렘과 낭만의 상징이겠지만,
내게 있어 달은…

최초의 SF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이미지다.

<2월 13일 막 찍은 사진>

달을 향한 첫 번째 상상, 그리고 영화

1902년, 조르주 멜리에스가 인류 최초의 SF 영화를 만들었다. 그 영화의 제목은 '달 세계 여행 (Le Voyage dans la Lune)'. 지금 보면 어딘가 유쾌하고 엉성한 영화지만, 당시에는 상상할 수도 없던 최신식 특수효과가 가득했다. 달을 향해 발사된 거대한 로켓이 커다란 달의 얼굴에 정확히 박혀버리는 장면.
이 장면 하나가 영화사에 남긴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는 웃으며 볼 수 있는 단순한 특수효과지만, 그 시대에는 마법 같은 영상이었을 테니까.

<싱가포르 국립박물관?이었던 거 같은데 확실하지 않다. 내가 찍은 사진이라서 출처가 불명확해도 상관은 없다>

'SEND ME TO THE SUPER MOON'

싱가포르의 한 박물관에서 'SEND ME TO THE SUPER MOON'이라고 적힌 작품을 봤다.

이것이 나만의 착각은 아닐 것이다.
누군가도 나처럼 멜리에스의 영화 속 달을 떠올리며이 그림을 그린 것이리라.

어쩌면, 우리는 모두 저 멀리 닿지 않는 달을 꿈꾸는 사람들 인지도 모른다.
100여 년 전, 사람들은 영화 속에서나 가능했던 일이 지금은 현실이 된 것처럼 말이다.


그 시절의 최신 영화 기술, 오늘 밤의 불면제

만약 오늘 밤 잠이 오지 않는다면, 유튜브에서 '달 세계 여행 (Le Voyage dans la Lune)'을 찾아보길 추천한다. 러닝타임? 10분 남짓이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안에 1902년 최고의 영화적 상상력이 담겨 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과거의 영화 기술이 주는 지루함이 훌륭한 수면제가 되어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혹시라도,
그 시대의 상상력이 지금도 여전히 경이롭게 느껴진다면 당신도 달을 꿈꾸는 사람일지 모른다.


그리고, 내 주식도 투 더 문

멜리에스의 영화 속 로켓이 달을 향해 날아가듯,
나의 주식도 힘차게 슈퍼문으로 가기를.

주가는 우상향 한다고 믿고 싶다.
적어도 오늘 밤만큼은.

오늘 밤, 달이 참 밝습니다.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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