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오늘 하루가 어떻게 펼쳐질지는 대부분 아침에 결정된다. 정확하게는 아침의 기분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기분이 좋으면 하루가 순조롭게 흘러가지만 그렇지 않으면 언짢은 일들이 벌어진다. 오늘이 그랬다.
아침에 눈을 뜨니 의식이 멍했다. 잠을 푹 자지 못해서 그런지 기분이 상쾌하지 않았다. 어제 저녁식사를 과식한 것이 문제였다. 위드 코로나를 축하하기 위해 친한 기자분을 만나 반가운 마음에 급하게 먹었더니 잠자리에서도 속이 불편했다. 음악 명상으로 나쁜 기분을 달랬으나 찜찜하게 출근길을 나섰다.
기차역까지 걸으면서 가을 풍경을 즐기는데 갑자기 업무 생각이 폭풍처럼 밀려왔다. 손 쓸 틈도 없었다. 특히 내일과 모레 워크숍을 가는 후배의 업무를 세심하게 챙겨야 한다는 강박적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생각의 고리를 끊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곧 그 생각들은 조급함을 불러일으켰고 마음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후배를 평상시와 다르게, 불안하게 바라보니 후배의 행동과 말투에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작은 행동에도 후배의 근무태도를 트집 잡았고, 사소한 말투에는 후배의 인성을 확인하려 했다. 문제는 나의 기분에 있었는데 후배를 탓하는 내 모습을 퇴근 무렵에야 알 수 있었다. 퇴근길, 기차를 기다리면서 명상문을 암송하며 좋은 기분을 다시 채우니 그제야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리고 후배에 대한 감정도 평화로워졌다. 사물과 사람도 부정적인 감정을 걷어내야 제대로 볼 수 있다.
생각의 폭풍 속에서 마음을 잃었던 오늘은 아침을 기분 좋게 시작해야 기분 나쁜 생각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마음도 안정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숙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개 낀 금강의 풍경은 여전히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