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도 배터리가 있다면

11월 2일

오늘은 오후에 외근이 있어 차로 출근을 해야 했다. 평상시에는 기차를 이용해 역에서 내린 뒤 사무실까지 걸어갔지만, 오늘은 차를 이용해 가을 정취가 가득한 도심을 지나 사무실에 도착했다. 걸어서 이동할 때는 눈, 코, 입 등 모든 감각기관을 통해 사물을 탐지했지만 차로 이동할 때는 눈으로만 사물을 탐지해 느낌의 밀도가 떨어진다. 천천히 걸으며 오감을 통해 느낌의 문이 열릴 때 기분도 좋아진다.


출근길에 차 문을 열기 위해 스마트키를 작동하니 반응이 없었다. 몇 차례를 반복해도 마찬가지. 이러다 지각하는 것은 아닌지 마음이 조급해졌다. 서둘러 집에 올라가 여분의 키를 가져와 작동을 시켜봐도 차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5분 정도 두 개의 키를 가지고 허둥대다 보니 다행스럽게도 차 문이 열렸다. 시동을 켜기 무섭게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사무실에 도착하니 아침 7시 50분이었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스피릿뮤직을 들으며 차 소동에 따른 불쾌한 기분을 정화시켰다. 오늘은 특히 가브리엘의 오보에가 듣고 싶었다.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천국에 라도 온 듯 기분이 너무 좋아져 삶의 모든 것이 축복처럼 느껴진다. 음악을 들은 후 스마트키를 고쳐야겠다고 생각하고 정보를 찾아보니 키 안에 있는 배터리가 문제였다. 배터리 수명이 다 돼 교체를 해야 하는데 시기를 놓친 것이다. 사무실 근처의 편의점에 가서 배터리를 구입해 교체하니 키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자동차 스마트키에 들어가는 배터리

배터리를 교체하면서 우리 몸과 마음에도 배터리가 있다면 그것은 기분이 아닐까 생각했다. 우리는 기분을 통해 몸과 마음에 에너지를 충천한다. 기분이 좋아지면 몸에 생기가 돌고, 마음에는 열정과 희망이 피어난다. 기분을 통해 몸과 마음에 에너지가 흘러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분은 몸과 마음의 배터리라고 할 수 있다. 기분이 좋아질수록 마음의 에너지도 가득해져 회복탄력성도 높아지고 부정적인 감정에 휘둘리지 않게 된다. 퇴근 무렵, 좋은 기분을 통해 마음의 에너지를 충전하자마자 부산의 문화기관에서 일하시는 대표님께서 반가운 안부의 인사를 전해주셨다. 에너지는 동시에 함께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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