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편처럼 분열된 생을 생각하며.
어떤 순간에는 고요가 공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때도 있었다.
정적과는 다르다, 바람과 구름이 섞여 바다에 닿을 때에 만들어지므로.
고요한 순간에는 고해성사를 하고 싶어 진다, 평소의 나는 용기가 없으므로.
소란했던 일상을 침묵으로 밀어 넣고 침묵할 수 없는 것들마저도 고개를 숙이도록 고함치면
벌어먹고 사는지, 빌어먹고 사는지 알 수 없을 생활 앞에 나는 스스로 무릎을 꿇게 된다.
바꾸어야 할 것들은 빌어먹을 만큼 많은데도, 언제나 나는 피식 웃으며 눈을 돌린다.
나의 비열함과 저열함은 고요 속으로 밀어넣지도 못하고 몸부림치게 된다.
어디로 떠나와도 내가 남긴 흔적, 장소, 호흡은 신용카드 사용 내역처럼 따라붙어있어서,
몸부림치게 된다, 파편이 되어 흩어진 별 볼일 없는 생을 통틀어.
* 장소 : 제주도 서귀포시 쇠소깍.
* 사진, 글 : 나빌레라(navill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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