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잠시의 스침도 우리에게.

by 경계선

여름 한 철 뜨겁게 사랑하다 찬바람 불기 전에 처절하게 그 모습 그대로의 마음을 떨구는 배롱나무 꽃을 바라보며 언젠가의 순간이 생각났다. 한여름의 날씨에 지지 않는 석 달의 열정을 바라보며 언젠가의 당신이 생각났다.


순간을 끝없이 쪼개면 영원永遠이 된다.

찰나의 만남으로 평생을 잊지 못하는 이유는 그래서이다.

망각하지 못하는 고통은 만날 수 없는 고통보다 때로 더 독하다.

누군가를 통해 영원을 경험한다는 것은 중독보다도 무서운 일.


그 찰나를 기준으로 내 삶은 둘로 쪼개졌다.

그 찰나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내 생활은 넝마가 되어 버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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