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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쉼표, 0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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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베짱이 Apr 11. 2023

어찌하면 저토록!

나는 악마를 보았다

어찌하면 저토록 잔인한가

오직 자신만 위하는 이기가

독버섯처럼 자라나

주변의 나무와 대지까지

독으로 물들이고 

시퍼런 죽음을 찬미하는

독기 어린 눈초리와 보랏빛 입술은

악마를 닮았다


어찌하면 저토록 비겁한가

썩은 무리를 만들어내어

희희낙락하던 시절을 끝으로

밟힌 꼬리를 감추고자

아예 싹둑 잘라버리는

비열한 짓거리는 이미

견딜 수 없는 역겨운 토악질


어찌하면 저토록 태연한가

양심 때문에 고통스러운 자

자신을 낭떠러지로 내몰고 가

마지막 유서를 남긴다

양심 따위 없이 냉혈한 자

오직, 슬픈 연기로 냄새만 가릴 뿐

썩어 문드러진 가슴에서 목구멍을 타고

올라오는 시궁창 냄새는

이미 세상에 진동한다


어찌하면 저토록 어리석은가

자신의 악행과 추한 마음을 가려본들

하늘을 다 가릴 순 없나니

허구의 탈춤을 추지만

탈춤이 끝나는 순간 엄습할 

정의와 상식과 진실의 칼날을 

눈감고 귀 닫은 자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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