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 사진과 일몰 사진을 놓고 어느 쪽이 해가 뜨는 사진인지 물어보면 사진을 찍은 사람이 아니고서야 맞추기가 어렵다. 두 모습이 정말 똑같기 때문이다. 나는 일출과 일몰의 오묘한 하늘색을 좋아한다. 분명 파랑인데 보라 같고, 노랑인데 주황 같은 경계 없이 이어지는 색의 향연을 즐기고는 한다.
내 인생도 노을 같으면 좋겠다.
낮도 밤도 아닌 그 중간. 딱 그만큼만 했으면 좋겠다.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욕심도 없고, 오래오래 살겠다는 생각도 없다. 이름을 날리고 싶지도 않다. 그저 적당히 살아갈 수 있는 만큼만 돈이 있으면 좋겠고, 남들 사는 만큼만 살다가 갔으면 좋겠다. 평범한 사람의 무난한 삶을 살고 싶다. 큰 이벤트 없이. 지는 건지 떠오르는 건지 모를 인생이고 싶다.
내 기분도 노을 같으면 좋겠다.
무척 신나서 춤을 출 기분도, 너무 우울해서 세상을 등지고 싶은 기분도 아닌 그 중간. 높이 올라간 기분은 그만큼 깊이 내려갈 수 있다. 추락하는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다. 반대로 지하 1,000m에 고여 있는 우울함으로 살고 싶지도 않다. 우울감은 사람을 옥죄여온다. 그래서 특별히 기뻐하거나 슬퍼하지는 않는, 아침 구들장 온돌처럼 많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뜨뜻미지근한 기분이 오래오래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내 태도가 노을 같으면 좋겠다.
삶을 살아가기 위해 아주 치열하지도, 너무 게으르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앞만 보고 살며 옆에 있는 사람들 챙기지도 못하고 나만 알고 싶지는 않다. 계절의 변화를 감상하고 자연을 느끼는 여유를 가지고 싶다. 그렇다고 안일하게 살고 싶지도 않다. 할 일은 하며 남에게 민폐 끼치지 않을 정도. 딱 그 정도로 살고 싶다. 엄청 열심히도 아니지만 너무 놀고 있지도 않은.
中力으로 중간만큼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