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VS 겨울

by 나나

엄마밥을 주식으로 여기고 산 세월과 특식으로 산 세월이 같다. 하숙에서 자취, 원룸에서 작은 아파트까지 다양한 주거지에서 살았다. 나름 살림도 할 줄 알고 (그렇다고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혼자 살며 해나가야 하는 일들도 알고 있다. 상상 속에서 혼자 사는 나는 인스타 갬성(고요하고 우아한)이었는데 현실은 트위터(치열하고 거침없는)다. 역시 자취는 로망이 아니라 현실이다.


자취생에게 가장 좋은 계절은 봄과 가을이다. 적당한 온도, 그 온도가 만들어내는 지갑의 여유를 무시할 수 없다. 난방도 냉방도 필요 없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그냥 환기나 하면 된다. 그렇다면 남은 여름과 겨울 중에 어느 계절이 차라리 나을까? 개인적으로 겨울보다는 여름이다.


'여름이냐 겨울이냐'라는 말은 '냉방이냐 난방이냐'로 바꿔 말할 수 있다. 또 다르게 표현하면 '전기세냐 가스비냐'이다. 여름을 시원하게 지내기 위해 에어컨은 필수다. '이번 여름 시원하게 보냈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빵빵하게 틀어도 전기세는 3만 원 전후로 나온다. 원룸에 살 때는 여름 내내 틀어도 평소보다 만 원 정도 더 나왔다.


그렇다면 겨울은? '올해 겨울은 보일러 덕에 따뜻했잖아~'라고 말하려면 가스비 폭탄을 각오해야 한다. 만약 우리 집 보일러가 기름보일러라면!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유일하게 따뜻한 겨울을 지냈던 집은 옥상에 태양열 발전기가 있던 집뿐이었다. 그마저도 하숙집이었기에 가능했다. 직접 난방비를 내야 하는 집에서는 따뜻하게 지내기가 두렵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이가 드니 추위를 덜 타게 되어 가계에 도움이 된다. 아끼고 아껴 춥게 지내도 펑펑 틀었던 에어컨 전기세보다 세 배는 더 나온다.


워낙 작은 집이라 큰 액수는 아니지만 계절별로 생활비가 달라지니 현실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 이야기가 공감이 된다면 당신은 프로 살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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