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를 진실되게 하는 것

by nay

브런치에 쓴 글이 손에 꼽을 정도로 매우 적은데, 재미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가족여행을 떠난 곳에서 잘 쉬고 있는데 갑자기 애플워치에 띵~하고 알림이 오는 것이다.

브런치에 내 글의 조회수가 천명을 넘었단다.


잉??????


이상한 일이었다. 그렇게 될 리가 없었다. 내 브런치의 구독자분들도 손에 꼽을 정도이고, 아무도 안보던 글의 조회수가 갑자기 늘어날 수가 있나?

그런데 또 얼마 지나지 않아 2천, 3천, 4천을 알리더니 그 날 밤에 최종적으로 7천을 넘었다.


도대체 왜 그런가 싶어 유입경로를 봤더니 카톡 채널을 통해서였다 (고백하건데 카톡 채널이란게 있다는 것을 그 때 알았다).

좀 더 알아 보니 '이거 보셨어요' 섹션에 내가 쓴 글이 링크되어 있어 그걸 통해서 평소보다 많은 방문객이 오게 되었던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온 기쁨(?) 보다는, 왜 그 글이 올라가게 되었나?가 더 궁금했다. 글쎄, 해당 섹션의 에디터 맘에 드는 글이었을까. 아니면 우연히 운 좋게 선택되어진 것이었을까. 따지고 보면 크게 감동을 주거나 문학적으로 우수한 글은 절대절대 아니니.. 아마도 글을 읽은 어떤 분에게 나름의 진정성이라는게 느껴지지 않았나 하는 추정을 해 보았다 (정작 내용이 나의 희망 사항은 한량이오.. 라는 것이 조금 웃기기는 하지만).




어제 회사에서 작은 심포지움을 하나 진행했다. 우리 팀에서 주관하는 일이라 이래저래 신경이 많이 쓰였던 행사였다. 여러 교수님들을 연자로 초청했는데 내공에 따라 발표하는 내용이나 스킬에서 차이가 크게 나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무엇보다.. 남이 했던 연구를 정리만 해서 오신 분과, 당신이 직접 수행한 일을 결과로 가져오신 분 사이의 갭이 크게 다가왔다. 물론 다른 사람의 연구 결과들을 정리한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작은 논문이라도 다 확인을 해야하고, 내가 나름대로의 이해를 통해 머릿 속의 정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지식의 깊이가 없으면 하기 어려운 작업이다. 하지만 뭔가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나의 것'이 빠져 있었던 점이다. 반면 내 연구 결과를 보여 준 사람의 내용이 더 풍부하고 의미있게 다가왔다.


연구직에 있다보니 - 사실 상 이젠 연구가 아니라 관리직에 훨씬 가깝지만 - 내 연구 내용을 발표한다는 것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 한 마디 말을 하기 위해 여 번러 반복실험을 수행해야 하고, 그런 고충과 고민 끝에 나만의 것이 탄생한다. 그리고 그런 결과들이야 말로 '진정성' 있는 내용 아니겠는가.




그런데 회사에서 일을 하다보니 자꾸 진정성 있게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단다. 우리의 진정성은 방향의 문제인지, 전달하는 방법(스킬)의 문제인지, 이도 저도 아니면 애초에 내 진정성을 이해 못하는 사람의 문제인지 ... 그것이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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