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위한 조직관리
어제 읽은 글 중에 머릿 속에 남는 구절이 있어 일부를 가져와 봤다 (원문 링크).
경계해야 할 것은 마치 겉모습만 그다음 단계의 모델로 조직의 형태가 갖추어지는 것입니다. 내부 문화는 엄격한 상하 관계와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없는 구조, 특정한 수직 구조가 조직 내부의 평가에 끝까지 영향을 미치는 구조인데 직함과 조직 편제만 자유분방한 위임 구조를 보이는 기업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문화와 제도가 보완하지 못해 내부적으로 혼란만 가중됩니다.
지극히 이 말에 동의한다. 우리 회사의 경우 일찍부터 '님' 문화를 도입하여 지금은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사내에서 가장 높은 분일지라도 OOO님으로 부른다. 반면 임원들을 부를 때 상무님이나 전무님을 꼬박꼬박 붙이는 사람들도 여전하다. 10년이 넘는 제도 속에서도 바꾸기 힘든 속성이 있다.
최근 조직구조에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기존에 일하던 방식에서 계속 진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은 느낄 수 있다. 세상이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데 늘 그대로를 유지하려고 하는 것은 조직의 자기 기만 행위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끓는 물 속에서 여유롭게 목욕을 즐기는 철없는 개구리(?)랄까.
핵심은 위에 가져온 내부 문화, 즉 실제 상황과 겉으로 드러나는 외형 사이의 갭이다.
처음에는 어떤 변화의 시기에 사람들의 반응이 2가지로 나타날 줄 알았다.
1) 저항하는 사람
2) 변화에 올라타는 사람
그런데 이렇게 두 종류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또 다른 무리가 있었다.
3)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
의외로 이런 사람들이 꽤 많다. 뭐, 별 다를거 있겠어요? 이러다 말겠죠. 아니면 아예 관심이 없다. 변하거나 말거나 마이웨이.
원글에서는 조직의 상하관계나 수직구조의 견고함으로 인해 권한 위임 등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 상황을 얘기하고 있다. 조직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상하관계의 문제가 늘 중요하고 쉽게 해소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리더의 역할, 변해야 하는 것은 리더와 같은 고민들이 많다. 사실 늘 강조해도 잘 하기 어려운 것이다. 분명 리더들의 내려놓기가 필요하다.
그런데 또한 함께 움직이지 않으려 하는 - 변화하면 따라는 가겠지만 - 능동적이지 않는 구성원들도 아주 쉽게 관찰된다. 그리고 그들의 수가 상당히 많다. 이유가 뭘까? 의미 전달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왜 변해야 하는지, 왜 새로운 시도들을 해야 하는지. 또는 기존의 것이 더 익숙하고 편하니까. 덩치가 크고 무거운 조직일수록 그렇다. 관성의 법칙이 물리적 세계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이유로 어떤 변화가 실제 효과를 내기까지 매우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 사이에 소모되는 시간들 속에서 각종 갈등이 생긴다. 위에서 말한 실제 상황 (변화하지 않은 현재)과 외형 (변화를 이미 준 제도, 조직, 체계 등)의 갭 속에서 말이다. 새로운 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무엇이 중요할까? 내 생각엔 저항하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보다 이도 저도 아닌 것처럼 부유하는 구성원들을 빨리 끌어당기는 것이 핵심일 것 같다. 대세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내부 (구성원)의 확실한 마인드셋이라는 생각이다. 늘 그렇듯 외형보다 중요한 건 그 안에 담긴 내용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