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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피드백은 도움이 안된다.

by nay

에피소드 1.

일 잘하기로 소문났지만 팀원으로 부터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는 스타일의 팀장이 있다. 그 부분에 대해 본인은 스스로 인지를 잘 못하고 있었던 듯 싶다. 연말 팀원들로 부터 리더십 진단 (특히 주관식 답변)을 받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나 보다. 앞으로는 자기가 나서서 뭐 하자고 안할 거라며 후회를 했다.


Screenshot_20160707-011725.jpg 동료들의 평가를 본 그의 마음 상태


에피소드 2.

위 얘기를 듣던 다른 팀장 왈.

'난 그래서 평가결과를 받으면 점수만 보고 주관식 내용은 안봐. 마음만 상하거든.'


에피소드 3.

오늘은 개인 면담할 때 OOO님은 이런 건 좋고, 이런 건 좀 부족하다고 얘기해 줘야지, 라고 미리 노트에 적어두었다. 그러나 이렇게 준비 했다가도 막상 안좋은 얘기는 안하거나 제대로 전달 못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 면전에 두고 이런 건 좀 부족하네요.. 라고 말하자니 Good guy로 남고 싶은 욕심과 미안함, 또는 내가 그렇게까지 얘기할 만한 위치인가 하는 스스로의 질문 등 때문이다.



우리는 누군가 부족한 면이 있을 때 당연히 지적해 줘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최근 읽은 HBR 기사 (부정적인 평가는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의 결론은 이렇다. 부정적 피드백이 개인을 자각하게 만들거나 새로운 동기 부여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위에서 소개한 예시를 보면 기사 내용처럼 부정적 피드백은 아무 효과가 없는게 맞다. 누군가는 자책하고 또 누군가는 아예 그 내용 자체를 거부해 버리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는 일년에 한 번 동료 평가를 한다. 특히 리더급은 강점과 약점에 대해 동료들로 부터 주관식으로 평가를 받는다. 제도적으로(?) 부정적 피드백을 받도록 만든 셈인데.. 과연 이런 것들이 좋은 제도인가 생각해 봄직 하다. 누군가를 평가하고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그 회사나 조직이 나아가고자 하는, 만들고자 하는 문화적 가치, 지향점의 필수적인 요소라면 반드시 시행 하는게 맞다. 그런데 당신은 이런 점이 부족합니다라고 알려주는 것과 경영진이 늘 요구하는 '혁신제품' 개발에 정말 도움이 되는걸까?


나 역시 여전히 혼란스러운 점은 마찬가지다. 업무를 함에 있어 어떤 건 부족하다고 얘기해 줘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해 왔다. 이유는 단순하다. (정말 선한 의도로서의) 그 사람의 발전을 위해서.

어쩌면 우리는 누군가의 발전과 기회를 위해라는 핑계로 다른 이들을 재단하는 것이 습관처럼 몸에 밴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 본다. 소개한 기사를 보면 미래의 발전을 위하는 것이든 아니든 사람들은 네거티브 피드백을 정당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부정적인 말을 들으면 앞으로 잘해야지, 이런 생각이 절대 들지 않는다는 의미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우울하게 만든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구체적이고 기술적인 해법은 제안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사 내용 중에 힌트가 있다. 해당 직원이 그 조직 안에서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지 인식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피드백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사이의 신뢰가 중요하다. 조직 내에서 이런 신뢰 관계를 공고히 구축한다는 것은 참 쉽지 않은 과정이다.

또한 미래 지향적이어야 한다. 과거의 잘못에 대해 질책해서 상황이 나아진다면 그래도 의미가 있겠다만, 이미 지나간 것에 대해 물고 늘어질 필요는 없다. 다만 다시 비슷한 잘못이나 실수가 없도록 해야한다.

이런 생각들을 정리하다보면 늘 이런 질문에 봉착한다.


'대체, 개인 평가는 왜 하는거지?'

평가를 하는 의미와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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