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OS 업데이트가 나왔다. 가장 반가운 소식은 한영 변환키와 숫자키 배열이 원래대로 돌아왔다는 점이다 (12.0으로 바뀌면서 가장 적응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원상복귀 된 셈). 이제 오타 걱정에서 한 시름 놓았다. 그 동안 늘 헷갈렸고 슬슬 적응을 해가던 참이지만 반가운 일이다.
4월쯤 학회를 갔다가 유니레버 발표를 들었다. 그들은 보통 일반적인 사람들이 손을 씻는 시간이 15초 정도 걸린다는 점에 착안,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작동하는 항균제를 개발했다고 한다. 항균제의 효과를 위해 손 씻는 시간(습관)을 바꾸려고 한 것이 아니다. 사람들에게 소위 '루틴'이란 바꾸기 어려운 점이다. 예전에 CEO님이 연구소에 방문했을 때 일이다. 퍼스널케어 신제품 제안 자리에서 새로운 사용법을 가진 부분에 대해 지적하며 사람들 습관을 바꾸려하지 말라는 말씀 하셨다는데 그게 맞다.
iOS 12에서 어떤 이유로 아이패드 자판 배열이 바뀌었는지는 모른다. 어떤 이유가 있었을테지. 그런데 사람들이 오랫동안 익숙하게 해오던 패턴, 반복적인 행동과 익숙함.. 이런 것에 대한 클레임을 받지 않았을까? 그래서 야심차게(?) 새로운 버전의 시작과 동시에 변화를 주었던 것을 원래대로 돌려놓았다고 본다.
또 하나 놀라운 점은 애플은 엄청난 고집쟁이인데 이렇게 자신들의 잘못을 빠르게 인정하고 변화를 주었다는 것에 있다. 상황을 인식하고 변할 것이 있다면, 바꿀 것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해야한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나를 둘러싼 환경도 늘 같지 않다. 내가 옳다고 생각했던 방향과 정책들이 지금도 유효한지 다시 돌아봐야 할 것이다. 반성 없이는 변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