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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y Jan 22. 2019

자유로운 이직문화

낯설고 힘들지만 받아들여야 할.

작년 싱가포르에 와서 같이 일하는 팀장님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에 하나가 이런 내용들이었다.

'OOO님이 그만둘 것 같아요'

'오늘 면접 봤는데 맘에 드는 사람이 없네요'


싱가포르에만 국한되는 얘기는 아니고 아세안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었다. 혹시 우리 업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어제 저녁 식사에서 만난 박사님 - 여기서 10년 넘게 거주하시는 - 말을 빌면 연구직에서도 아주 빈번하게 이직을 한단다. 그나마 다행인 건 우리는 적어도 퇴사 두 달 전에 notice를 알려야 하는데 비해 연구소 인원은 갑자기 나 이제 그만둘래 하고 안나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주 힘들다는 후문. 누군가를 새로 채용하기 위한 프로세스, 면접도 오래 걸린다. 하지만 즉시 전력이 아닌 이상 또 몇 달은 가르쳐서 일을 할만하게 만들면 성과를 조금 내다가 또 그만 두는 사이클을 돈다. 


이 곳은 보통 2-3년에 한번씩 이직을 하는 문화가 잘(?) 자리잡고 있다. 


이직의 이유는 심플하다. 급여. 

혹시 다른 이유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다른 이유도 있을 것이다만, 이구동성 말하는 것은 돈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더 받는다면 굳이 현재의 직장을 유지할 명분이 없다는 것. 다른 직장으로 옮길 때 20% 이상 더 받으면서 간다고 하니 글쎄 또 그 말을 들으면 괜찮은데? 하는 생각도 든다. 싱가포르의 높은 물가와 생활비도 이유가 될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인의 정서에서 참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이미 오래 전에 사라진 한국이긴 하지만, 한 직장에서 좀 더 경력을 개발하고자 하는 욕심 때문에 남을 수도 있다. 또는 현 직장에서 승진의 기회를 찾기도 한다. 때로는 회사로부터 로열티를 강요 받기도 하지 않는가. 


그래서 언젠가부터 일을 잘 하는 사람일지라도 떠나겠다고 하면 보내야지 하는 생각들이 자리 잡는다. 회사 입장에서 그를 붙잡기 위한 counter offer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섭섭한 마음보다 우리와 함께 일하던 사람들이 더 성장하고 잘 되어서 언젠가 우리 회사와 새로운 인연이 되기를 바라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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