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라면이 맛있어? 진짜쫄면이 맛있어?'
'진짜쫄면'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내 아이는 답한다. 엄마는 종종 과거의 경험들과 현재의 경험을 비교해서 묻곤 한다. 지난 번에 갔던 여행지와 지금의 여행지, 지난 여행에 묵었던 숙소와 지금의 숙소, 전에 먹은 음식과 지금 먹는 음식.
난 언제나 답을 알고 있다.
아이는 항상 '지금 현재'가 더 좋다.
물론 내 아이가 아직 어리지만 가끔은 '음...' 하면서 엄마나 아빠의 질문에 잠시 고민하는 척 했으면 바라기도 한다. 그의 명쾌하고도 짧은 대답은 예상을 빗나간 적이 없어 자못 실망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오늘 잠시, 내 아이의 단순 명쾌한 답이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과거의 것이 얼마나 영광스럽고, 즐겁고, 맛있었다해도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일 뿐이다. 그러니 그에게는 당장의 즐거움이 더 크게 다가오지 않겠나.
그리고 설사 진라면이 더 맛있다고한들 내 앞에 놓인 진짜쫄면이 지금 허기를 달래주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냥 이것은 이것대로, 저것은 저것대로 좋은 점을 발견하는 것이 맞다.
아이의 단순함이 때로 나를 일깨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