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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y Jan 12. 2016

상사에게 사랑 받는 보고서를 써보자

보고의 정석을 읽고

"OO의 정석"이라는 책을 보는 건 고딩 때 수학의 정석 이후에 처음인 것 같다. 사실 이런 류의 제목을 달고 나오는 책들을 선뜻 집어 들지는 않는다. 작년 말 무슨 생각에선지 내 보고 방식이 잘 되고 있나? 더 개선할 점은 없나? 하는 마음 + 저자의 프로필 (공모전 신화, 기획의 여왕 등등 수식어)에 나도 모르게 이 책을 구하게 되었다.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고 의미 있는 말은 바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다. 보고서는 읽기 위해 주는 것이 아니라 '보기 위해' 주는 것이라는 말도 와 닿는다. 물론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하지만 가장 핵심은 이 보고서의 주 고객이 누구인가? 라는 점일 거다. 내가 스스로 읽을 것을 염두에 둔 접근이 아니라, 보고서를 활용하고 그걸 통해 인사이트를 얻게 만들 상대의 관점에서 보는 전략이 가장 중요하다. 예전에 모시던 상사도 비슷한 말씀을 한 적이 있다. 발표 자리에 가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말고,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해주라고. 


실행 방안을 설명할 때 '나 이거 이거 할 거야'같은 정보를 통보하는 식의 단순 What 보다 '고객이 이러이러 하니까 그에 맞춰 이렇게 할거야'라는 Why니까 What 이라고 설명하는 게 좋다. 

가장 빠지기 쉬운 오류를 지적하고 있다. '상대방의 관점에서'와 일맥 상통하는 건데, 보고자는 대부분 결론적으로 내가 하려는 것 (또는 한 것)을 전달하는데 급급하다보니 왜 필요한지를 약하게 넘어가기 쉽다. 또는 왜 하는지 모르고 일단 시키니까 했던 경우도 많다 (슬프지만 그런 경우가 많이 있다). 책에서 완전 중요한 포인트를 잘 짚어주었다. 통보가 아니라 피보고자와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보고서는 '문제'와 '해결책'을 날카롭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단 한 줄이지만 가장 핵심적이고 전체를 관통하는 문장. 둘 중 하나만 약해도 제대로 만들지 못한 보고서/제안서가 된다. 



책의 내용이 막 새롭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나도 저자와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가령 문제가 생겼을 때, 또는 발표 자료를 구상할 때 우선 손으로 찍찍 그려본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ppt 자료에 활용한다는 점. 또한 복잡한 설명이 가득한 글보다는 간략하고 정갈하게 보여지는 그림 사용을 권장한다는 점.

다만 이 책에서는 네모, 세모, 원 등의 사용처(?)를 알려주는 등, 실제 적용 시에 좀 더 활용도 높은 부분들을 제안해 준다는 점에서 '업무 실용서' 로서 가치는 있다고 본다. 또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던 것들을 다시금 스스로 되돌아 보게 만드는 점에서 도움이 되었다. 빠르게는 하루에도 읽을 수 있으나 다 읽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읽은 후 활용을 잘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제 막 회사 생활을 하려는 신입사원들, 그리고 좀 더 깔끔한 보고서를 써보고 싶은 중견 사원들.. 이런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가장 마음에 드는 아래 문구를 끝으로 글을 맺는다. 나 역시 임팩트 있는 보고서를 작성하고 싶다. 

보고의 본질이 무엇인가? 상대방 머릿속에 그림이 잘 그려지게 해서 결과적으로 상대방을 '이해' 시키고 '기억'시켜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이다. 보고하는 입장에서는 보고지만, 피보고자에게는 이해와 기억이기에, 보고는 결국 기억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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