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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y Oct 19. 2022

회사 일은 네고의 연속.

회사 업무의 본질은 무엇일까? 

예전에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 즉 혼자만의 생각과 능력으로는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없는 목표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요즘은 그런 생각에서 파생하여 함께 만드는 결과물을 위해 필요한 ‘끝없는 조율’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하나도 허투루 그리고 독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뭔가를 하고 싶다는 사람과는 왜 필요한 일인지를 논의해야 하고, 하기 싫다는 사람에겐 해보자고 설득하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결과가 나오면 그걸 곧이곧대로 전달하기보다는 상황이 이러이러하니 결론은 이렇게 내자, 저렇게 내용을 정리하면 어떨까 협의를 해야 한다. 궁금한 것이 많지만 배경지식이 짧은 사람에게는 때로 눈높이를 낮춰가며 정보를 주면서 이해시킨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거나 원만하지 않다면 적당한 대안을 제시하여 일의 성과를 만들어 가야 한다. 


중고 거래할 때 제일 싫은 말이 ‘네고(협상) 가능한가요’에 대답하는 것인데 회사 일은 그런 네고가 매일매일 매 시간 쌓여 있다. 그러니 이메일을 열 때마다, 누가 메신저로 말을 걸어올 때마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오늘은 또 무슨 일을 조율해야만 하는 이벤트가 생길까 자못 궁금하다. 네고를 싫어하는 성격이지만 때로 나의 역할과 존재 이유가 여기에 있구나 싶은 자각을 할 땐, 감지덕지 그 협상장 안으로 적극 들어가기도 한다. 성사시켜야 하는 작업을 갈등 없이 원만하게 끌어낸다는 것은 어지간한 인내와 노력이 없으면 힘들기 때문이다. 


딜이라는 것, 협상한다는 것은 적절한 조율을 전제로 이뤄지는 행위이다. 내 주장을 완벽하게 관철한다는 욕심보다는 적절한 수준에서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누구나 원하는 대로 가질 수는 없다. 


안타깝지만 조율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는 대부분 팩트보다 태도에서 발생한다. 팩트는 달라질 것이 없는데 그걸 전하는 방식이나 의제화하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않은 방법과 태도 등으로 쉽게 감정이 상하곤 한다. 무책임하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조율, 협의의 의지가 없는 사람을 대하게 되면, 대게 그런 이슈의 결과물이 윈-윈 하는 것으로 끝나기는 어렵다. 결론은 어떻게든 지어지지만 둘 다 상처받거나 감정싸움으로 너덜너덜한 기분만 남곤 한다. 


서로의 감정싸움으로만 그친다면 그나마 낫다. 감정은 전파되고 진실은 왜곡되어 어느 한쪽의 일방적 주장만 소통되거나 정확하지 않은 허구의 소설이 카더라 통신으로 번져나갈 뿐이다. 건강한 조직 문화를 위해서 리더들은 개인 간, 조직 간 협상의 태도와 마음가짐에 대해 꾸준히 강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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