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ay Jan 26. 2022

신호와 노이즈를 구별하고 싶다면.

지금 리딩 하는 파트를 맡았을 때 주변을 통해 들은 몇 가지가 있었다. 조직 구성원의 만족도가 떨어지니 그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가 보다, 뭔가 맺힌 것이 있을 수도 있겠지 하며 일단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했다. 적어도 난 해외 생활로 자리를 비웠던 몇 년의 공백이 있어 정확한 데이터가 없었기에 특별히 어느 한쪽에 편향될 만한 이유는 없었다.


한 명씩 또는 여러 명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니 과연 우려대로 불만이 쌓여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해결책으로 연간 목표 중 하나로 파트 전체의 성과를 내세워 수상을 해보자, 누구 하나의 노력에 의한 성과가 아닌 모두의 결과로 인정을 받아보자 제안을 하였다. 결과적으로 수상을 했지만 개인 성과로 인정을 받았다. 다만 그와는 별개로 다른 구성원 역시 여러모로 인정을 받았기에 초반에 걱정했던 업무 만족도, 몰입도 측면에서 개선이 조금이라도 있지 않았을까 추측을 했다. 나름 복귀 후 첫 해의 성적표 치고는 괜찮은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


과연 나는 제대로 맥을 짚었던 것일까?

리더가 되어 사람들을 이끌다 보면 그들과 동화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제삼자의 입장에서 구성원을 관찰하는 노력 또한 필수적이다. 심리적으로 동화되어 그들과 으쌰 으쌰 하면서 희로애락을 나누는 게 좋고 필요한 점은 맞다. 지나치게 그러다 보면 객관화하는 것에 방해가 되기에 경계를 하는 편이다.


메타인지라는 말을 좋아한다. 상사, 회사, 동료에 대한 불만은 누구나 있게 마련이다. 감정적인 골이 깊다 보면 사실은 그게 아닌데 불필요한 감정 소모라던가, 없어도 될 스트레스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한 발자국, 아니 반 발자국이라도 떨어져서 자신을, 동료를 바라보려는 수고로움을 해야 한다. 그러면 진짜 신호와 신호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노이즈인 것을 구별해 낼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신호와 노이즈를 구분할 수 있을까?

1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꾸준히 1 on 1 미팅을 했다. 파트 워크숍도 한 번 하고 몇 번의 정기적인 미팅을 하면서 적극적인 관찰을 했다. 이를 통해 앞서 말한 ‘낮은 만족도’ 안에는 다양성이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상사에 대한 오해로 인한 것, 사람에 대한 감정이 쌓여 더 큰 상처가 된 것, 업무에서 오는 결과로 인해 자신감에 대한 고민에 대한 것, 전체적인 상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진 것, 기대와 현실 사이의 괴리로 인한 자존감에 대한 것 등 사람마다 각자의 눈높이와 경험, 경력에서 오는 차이가 컸다. 물론 다수가 공감하는 공통적인 요인도 분명 있었다. 그러니 그것을 모두 모아서 하나의 단어, 즉 만족도라는 것으로 표현을 하면 곤란하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해결안이 각자 달라야 한다.


개인의 성향과 성격의 차이가 큰 것처럼, 같은 사건(사안)에 대해 스트레스로 받아들이는 역치가 달라 이후에 듣게 되는 불만의 소리나 방향성 역시 모두 달랐다.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은 단체로 미팅을 할 때인데, 가만히 지켜보면 한쪽 방향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빅마우스들이 있기 마련이었다. 누군가는 분위기에 휩쓸려 동조를 할 수도 있고 반대의 생각이지만 가만히 듣고만 있을 수도 있을 터였다. 그러므로 한두 명의 이야기(노이즈)만을 듣고 전체의 이야기와 생각(신호)이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분명히 견제할 일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리더가 어떤 방향으로 bias를 가져서 노이즈로 올라오는 것에 동조하는 것은 특히 경계해야 할 것이다. 공감은 필요하지만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필수이다. 구성원과 꾸준히 만남을 가짐으로써 각자 가진 고민의 방향과 성격이 다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미팅 자리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걸러 듣는 과정을 통해 적어도 결론의 쏠림을 경계하는 시선을 갖게 되었다. 여전히 신호와 노이즈를 구별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해볼 만한 시도인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뱅갈 고무나무가 알려 준 리더십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