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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y Nov 09. 2022

실전 리더십, 연재의 변명

최근 링크드인에 글이 하나 올라왔다. 무언가 잔뜩 화가 난 듯한 느낌이 글 전체를 지배했는데 핵심은 이거였다. 링크드인에 다수의 사람들이 쓰는 글을 보면 ’인사이트 있는 척‘ 재는 것이 많은데, 역량과 성과는 증명하는 것이지, 글로 뽐내는 것이 아니란 주장이었다.


글을 보고 화가 났다. 남의 글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도 하진 않고 글쓴이 마음대로 이러쿵저러쿵 재단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마지막 줄에서 “링크드인에는 글로써 자기를 드러내지 말라”는 훈계가 불편한 까닭이었다. 화난 마음을 뒤로 하고 행간의 의미를 다시 찾다가 문득 혹시 나도 인사이트 있는 척 글을 쓴 건 없었나 돌아보게 되었다.


사람마다 가진 배경과 경험, 생각의 깊이와 넓이에 따라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얻어가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 얻은 것을 기록하지 않고 지나치는 사람이 있다. 반면 스스로 잊지 않도록 글을 쓰는 사람이 있다. 깨달음을 공유하기 위해 또는 정말 ‘괜찮은 사람인 척’ 보여주기 위해 글을 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의도가 어떤 이유에서든 익명의 독자 한 사람에게라도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면 솔직히 있어 보이는 척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본다. 자기 PR의 시대에, 거기다가 링크드인처럼 셀프 브랜딩의 가치 실현이 절실한 플랫폼이라면 적극적으로 이용할 이유가 있다.


한편 난 왜 그의 글에서 화가 난 듯한 느낌을 받았는지도 이해가 된다. 나도 느끼지만 좋은 말 대잔치가 지나치게 많기는 하다. 좋은 말이 작동하는 환경과 조직 문화가 아니면서 아름다운 이상향만을 제시하는 글은 현실성이 당연히 떨어진다. 가끔 ‘리더란 이래야 한다’며 훈계처럼 느껴지는 글을 볼 때면 이 글을 쓴 분은 정말 조직에서 일을 해 본 경험이 얼마나 있을까 궁금해진다. 글로 배운 지식을 실현하는 장에는 수많은 변수가 있다. 예전엔 그걸 몰랐다. 피드백을 주면 누구나 깨닫고 자기 발전에 힘쓸 것이라 믿었지만 정작 나 자신이 나쁜 피드백을 대하는 태도를 깨달은 뒤로는 다른 방법을 고민하고 대안을 찾고 시도한다.


말로는 하룻밤에 100층 건물도 지을 수 있는 법이다. 그렇지만 내 브런치의 ’실전 리더십‘을 연재하는 이유는 허황된 목표를 제시하고자 함은 아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어떻게 매울까 고민하고 분투하며 작은 조직을 운영하는 꼬마 리더의 고민을 나누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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