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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y Jan 27. 2024

글쓰기에 담긴 직장 성공의 비밀

강원국 작가와의 만남

<대통령의 글쓰기>로 유명한 강원국 작가의 강연을 들었다. 글 좀 써보겠다고 발버둥 치는 입장에서 그분이 쓴 책을 열심히 읽어 실제로 도움을 받았다. 그는 이번에 아홉 번째 책을 출간했다. 회사에서 강원국 작가의 초청 강연을 준비하며 사전 질문을 설문했는데 내 질문이 채택되어 신간 도서를 받았다. 강연 전에 조금 일찍 가서 책에 사인까지 받았다. 



회사에서 초대한 까닭에 초반 이야기는 직장 생활에서 말과 글이 흐르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로 시작되었다. 현재는 잘 나가는 작가이자 강연자로 알려졌지만 실은 대우에서 17년, 청와대에서 8년 이렇게 25년의 직장 생활을 한 이력이 있다. 청와대 조직 생활은 일반 회사와는 결이 다르면서 훨씬 더 위계와 규칙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그 역시 조직이 가지고 있는 필연적인 소통의 문제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었다. 작가가 조언한 내용 중 몇 가지 메모해 보면,



-중간 조직의 존재 이유는 윗사람이 시킨 (러프한) 아이디어와 일의 디테일을 챙기기 위함이다. 

-그런데 시킨 사람의 일을 할 사람은 저 멀리 말단의 누군가이고,

-정작 오더를 준 사람은 바로 밑의 누군가에게, 그 누군가는 또 자기 밑의 누군가에게, 또, 또, 또.. 이러다 보니 정보가 제대로 흐르지 않는 것이다. 

-제대로 전달하려면 일을 실제로 수행할 사람에게 직접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하나, 듣는 사람은 윗사람의 말에 담긴 뜻을 유추하고 요약하여 내 일로 만들어 할 수 있어야 한다. 

-더 좋은(나은) 사람이 되려면 비판도 하고 이해가 안 가거나 의심스러울 땐 질문해라. 그래야 말이 흐른다(제대로 소통할 수 있다). 



강원국 작가는 회사에서 자기가 능력 없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무진장 노력했다고 한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엉덩이 무겁게 글 쓰는 일을 했는데, 그렇다고 티 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나. 숙제가 주어졌을 때 다 끝나지 않아도 일단 남들과 같이 퇴근하는 척(!) 하고, 다시 돌아와 몰래 글을 썼다고 했다. 시간과 공을 들인 결과물이 욕을 먹는 것보단, 마치 대충 쓴 글이라서 결과가 이 정도네? 이런 인식을 받고 싶었다는 말. 강박과 완벽주의의 그 중간쯤 어딘가에서 고생했을 회사원으로서 그의 모습이 대단하기도 하고 짠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가 조언한 직장 생활 잘하는 세 가지 팁. 

-시간 잘 지키자. 

약속이기 때문에 시간은 반드시 지켜야 하고 회의나 참석 자리에 늦는 법이 없어야 한다는 조언. 그는 퇴사 이후 지난 10여 년에 걸쳐 3000여 번에 달하는 강연에서 단 한 번도 늦은 적이 없다고 했다(천재지변은 제외하고).


-인사 잘하자. 

인사라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의 태도에 관한 바로미터이다. 윗사람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으로서 서로를 대하는 방식의 문제일 것이다. 늦지 않으려는 시간관념에는 ‘그렇지 그렇지’ 동의했다가 인사 잘하라는 조언에 괜히 뜨끔했다. 내가 약한 부분의 하나이기 때문에 그렇다. 


-듣기 잘하자. 

이것은 어쩌면 회사 오너의 연설문, 대통령의 연설문을 써야 했던 사람으로서 그가 가진 최대의 장점이었을 것이다. 조직 생활할 때는 정말 말이 없고 과묵했다고 한다. 말을 순발력 있게 잘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고 하는데, 말만 앞서는 사람들 보다 상대적으로 눈에 덜 띄더라도 진중하다는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 내 입을 열고 싶어 하는, 나를 알리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 시대에서 반대로 듣는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것은 상대적으로 무기가 될 수 있다. 


이후에 글쓰기에 대한 본격적인 생각과 이야기 있었는데, 글이 길어지니 다음 편으로 나눠 써야겠다. 


자랑 타임 하자면..

실은 강연을 들으러 가려고 준비하다가 나도 책을 낸 작가인데! 내 책도 드리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주섬주섬 <요즘 마흔>을 챙겨 일단 회사로 갔다. 가긴 했는데 막상 드리려고 하니 좀 쑥스러운 마음에 그만 접을까 싶었다. 마침 내 앞에 분들이 작가님 저서를 내밀며 당당하게 사인도 받고 사진도 찍는 걸 보고 용기를 내어 내 책을 전달드렸다. 덕분에 서로 상대의 책을 손에 들고 사진도 찍어 주셨다!! 영광이었다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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