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보다는 어떻게...
회사일에서의 결정을 생각해 본다.
업무는 늘 결정의 연속이다. 이 일을 할지 말지, 한다면 누가할지, 또 어떻게 할지.. 하기로 했는데 이게 맞는지 등등. 결정을 하고 그걸 진행하면서 또 계속 해야하는지,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지. 그러다보니 결정을 하는 일이 일상적으로 생긴다. 큰 결정을 하는 것은 아무래도 임원의 몫이겠다. 그걸 수행하는데 필요한 결정은 단위 부서로 내려오고, 그 안에서 작은 결정은 다시 담당선으로 전달된다.
사람들과 얘기해 보니 작은 결정에도 많은 두려움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유는 대부분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연구개발 방향이 맞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나는 실험을 통해 데이터를 얻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일하는 연구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략적인 선택은 직관의 힘을 믿는다. 데이터와 레퍼런스는 직관에 의한 선택(결정)을 백업해 주는, '객관성의 옷을 입은 주관적 근거'다. 여기엔 한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간혹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볼 수 있다. 엄연한 반대 결과가 있는데 이를 완전히 무시하면 낭패다. 따라서 균형 잡힌 시선이 필요하다.
후배 사원들의 고민은 자기가 맞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 물어본다. 이게 맞나요? 결정해 주세요. 사실 누가 알겠는가. 나도 솔직히 잘 모른다. 백만스물한가지의 가능성 중에 하나를 가설로 결정하고 수행해야 한다. 나도 결정을 해줄 수는 있지만 (그게 내가 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 일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담당인 본인 자신이다. 상사의 결정을 바라는 것은 혹시 책임의 문제일까 아니면 자신감의 문제일까? 이것은 방법론적인 문제로도 연결된다. 애초에 질문이 잘못된지도 모른다. '누가' 결정하는가 보다 '어떻게' 결정하는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토론해 본 적이 있는데 경험과 연차에 따라 생각들이 달랐다. 개인적으론 낮은 연차에게는 좀 더 선배의 가이드가 필요하다는데 동의한다. 그러나 일을 받아서만 하면 분명히 그 사람의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누군가 물었다. 정책적인 부분에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안이 생긴 경우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결정을 해주세요.'
그래서 나도 물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세요?'
본인의 생각을 말한다. 두 가지 정도 방향이 있는데.. 무엇이 되었든 결론이 나면 좋겠단다.
그리고 마지막 말은,
'결정해 주세요.'
역시 같은 문제다. 내가 부하직원에게 바라는 것은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인데, 그는 자꾸 누가 결정하는지를 요구한다.
질문을 이렇게 하면 더 좋겠다.
이런 문제가 있어 A안과 B안이 있습니다.
각각의 장단점은 OOO 입니다.
저는 A안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상사)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ps.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숙고해서 논의하면 더 바람직하겠다. 간혹 당시 상황의 감정들 때문에 본질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