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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 본다.

by nay

세상에는 여러가지 형태의 리더가 있다. 스스로 평가해 보면 난 그 중 방임형 리더에 속한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어린애도 아니고, 각자 자기만의 이유를 갖고 회사 생활을 하고 있는 바.. 나는 그들이 자기 일을 스스로 잘 할 수 있기를 늘 바랐다. 굳이 내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지 않아도 알아서 하는 것이야 말로 제대로 일을 하는 것이라 믿어 왔다.


사실 그 믿음 자체에는 아직도 변함은 없다만..


얼마 전, 아내와 차를 타고 가다가 이 부분에 대해 잠깐 논쟁을 했다. 아내의 주장은 이렇다. 어차피 잘 할 사람은 내가 관여하지 않아도 알아서 한다. 못 할 사람은 기대만큼 못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그 중간에 있는 사람들인데, 리더가 어떻게 하느냐를 보면서 그들 스스로 행동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다들 눈치가 있어서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는데 리더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리더가 다그치면 다그치는대로 움직이고, 반대일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것. 그러니 리더의 역할이란 모든 사람들이 알아서 일하도록 방임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중간쯤에 있는 사람들을 더 위로 끌어 올리는 것이라는 말이다. 밀당이 중요하고 필요할 땐 살살 달래가며 일을 하도록 만들라고, 그게 팀에서 내 역할이라고.

아내는 교사다. 교실의 상황도 마찬가지란다. 중간쯤에 있는,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을 선생님이 어떻게 끌고 가느냐에 따라 performance가 달라진다고 했다.


적잖은 충격이었다.

작년에 있었던 이런저런 사례들이 떠올랐다. 내가 좀 더 밀어붙였다면 어땠을까 싶었던 그 일들. 알아서 일하는 분위기라는 걸 앞에 내건 채, 한 편으론 좋은 평가(?)를 바라며 좋은게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 했던 것도 있을게다. 스스로 깨닫기를 바란 적도 있다. 또한 나 스스로 챙기기도 바쁘니 리더로서 직무유기를 한 건 아닌가 싶기도 했다. 내 마음은 그랬던 것 같다. 꼭 이걸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나? 다 큰 사람들이 그걸 모르나?


올 해는 그 생각을 버리고자 한다. 알만한 내용도 다시 짚어줄거다. 필요하다면 밀어붙이기도 할 것이다. 스스로도 그런 한 해를 보내면서 나는 또 어떻게 달라지는지, 정말 우리 조직의 성과가 달라지는지를 확인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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