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9] 이혼하러 갑니다

You is kind. You is precious.

by 나저씨

다행히 오늘은 이혼에 대해 아침에 일어나서 잠깐 생각난 거 빼곤, 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정말 흔치 않은 경우이다. 회사에서 바쁘게 몸을 움직여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이혼'이라는 단어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느낄 필요가 없는 하루였다. 그런다 해서, 내가 곧 이혼한다는 사실이 없어지는 건 아니지만, 매번 이혼한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사는 것도 정말 피곤한 일 인건 사실이다.




내가 이혼을 생각했을 때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오늘은 그중 하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내가 '이혼'을 불편하게 느끼는 이유는 "제삼자에게 내가 실패한 사람으로 비치는 것에 대한 수치심" 때문이다. 수치심이라는 단어가 다소 강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굳이 나의 감정을 여러 미사여구에 숨겨서 화려하게 치장하고 싶은 생각 또한 없다. 나의 이혼(예정) 사실에 대해 사람들에게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는, "사람들 앞에서 드러내기 부끄러워서"인 것이다. 내 주위만 둘러봐도 10명 중 10명 모두 "평범"하게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아내와 함께 아웅다웅하면서 살고 있다. 나 또한 그런 삶을 바랐다. 아니 바라진 않았다. 왜냐하면, 그런 삶이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중년의 나이가 되면, 아내와 함께 아이를 낳아서 사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큰 노력을 하지 않아도, 그냥 얻어지는 그런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지금에서야, 그것들이 얼마나 큰 축복이고 부부간에 얼마나 많은 희생과 노력이 있었는지를 깨닫게 되고, 존경스러운 마음마저 들었다.




이혼을 앞두고 있으니, 예전에 했던 나의 생각이 얼마나 안일했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내 결혼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부끄러웠다. 아니 흔히 말하는 "얼굴 팔렸다." 왜냐하면, 내 삶은 "실패한 삶"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남들과 같이 결혼을 했지만, 아이도 없고, 아내는 자기의 커리어를 위해 해외로 나 가버리고, 혼자서 생활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 확실히 난 실패한 사람처럼 느껴지는 것이었다. 물론 외부에서 보는 내 모습은 그리 실패한 사람처럼 보이진 않을 것이다.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큰돈은 아니지만, 남에게 어느 정도 베풀면서 살 수 있을 정도의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 아마, 외부에서 나를 만난다면 이혼과는 전혀 관계없는 사람으로, 인생을 만족하며 살아가는 사람으로 보일 것이다. 그 사실은 내가 더 잘 안다. 왜냐하면, 그렇게 보이도록 연기를 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내 인생은 행복과는 관계가 먼 그런 삶이다. 요즘 나는 내 인생이 실패했다고 느끼고, 언제나 자신을 책망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내 인생은 실패한 인생이라고 자책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관심에 대해 스스로 거부하면서, 나만의 컴컴한 동굴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서, 웅크리고 귀를 막고 벌벌 떨고 있는 것이다. 마치 안 듣고, 안 보면 그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 믿는 어린아이처럼 말이다.




정말 내 인생은 실패한 인생일까? 내가 너무 편협한 시선으로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